"2006토리노동계올림픽의 최종 관문인 국가대표선발전을 힘들게 준비해왔는 데 (대한빙상)연맹의 이해할 수 없는 결정에 맥이 빠집니다. 누구의 줄을 대지 못하면 대표가 될 수 없다는 말이 파다합니다." 오는 26∼27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을 앞둔 한 여자 선수는 연맹 홈페이지(www.skating.or.kr) 빙상뉴스란에 최근 오른 `2005 대표선수 선발 방침'에 분통을 터뜨렸다. 남녀 대표 각 8명을 뽑는데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힘들다'는 대표 선발전을치르지 않고 여자선수 3명을 자동선발하겠다는 연맹의 통보 때문.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개인종합 1∼3위를 석권한 진선유(광문고)와 최은경(한국체대), 강윤미(과천고)가 치열한 경쟁을 거치지 않고 태극마크를 달게 된 수혜자다. 남자는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1위에 오르며 대회 3연패의 위업을 이룬 `간판' 안현수(한국체대)가 종합랭킹 3위 내 우선 선발 방침에 따라 자동선발됐고 대회가 끝난 뒤 2명은 추천 방식으로 추가 발탁한다. 문제는 일관성없는 연맹의 대표 선발 기준. 종전에는 월드컵 시리즈 종합랭킹을 기준으로 남녀 각 1명만 대표로 뽑았으나연맹은 남자 1명을 자동선발한 것과 달리 여자는 8명의 40%에 이르는 3명에게 사실상의 특혜를 준 것. 월드컵 5, 6차 대회 개인종합 우승을 석권, 왕멩(중국)에 이어 국내 여자선수중 가장 높은 월드컵 종합랭킹 2위에 오르고 세계선수권까지 제패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른 진선유 선발에 이의를 제기하는 빙상인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여자 `간판'으로 활약하다 최근 월드컵에서 고전했던 최은경과 세계선수권 3위에 랭크된 강윤미는 전체적인 전력의 상향 평준화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장담하기 어려워 논란의 여지가 많다. 태릉선수촌에 들어가지 못하고 태극마크 꿈을 안고 묵묵하게 훈련해왔던 다른선수들로선 선발 폭이 대폭 줄어 그 만큼 올림픽 무대에 설 희망도 적어졌다. 또 올림픽에는 8명 중 5명만 출전하기 때문에 실력으로 선발전 관문을 통과한선수가 최종 탈락하는 3명의 명단에 포함될 경우 적지 않은 반발도 예상된다. 연맹의 모호한 선발방침 때문에 잡음과 갈등을 불씨를 남긴 것. 연맹 경기위원회에서 활동중인 한 위원은 "6명 선발과 2명 추천을 포함한 여러안이 나왔으나 최종 방침이 정해진 만큼 어쩔 수 없다. 어떤 안도 불만이 나올 수있기 때문에 연맹이 예측 가능한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해강 쇼트트랙 부회장은 "월드컵 성적은 3, 4차 대회 불참 등으로 선수간 비교하기가 힘들었다. 올림픽 때 성적을 내고 선수 보호를 위해선 경험있는 선수의 발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표 선발과정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빙상인들의 불만이 누적돼 오는 25일로 대표자회의 때 어떤 의견이 쏟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