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5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이 25일(한국시간)부터 4일간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 6천460야드)에서 열린다. 챔피언이 18번홀 그린 앞 연못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로 유명한 나비스코챔피언십은 LPGA 투어 선수라면 꼭 한번 우승하고 싶어하는 '여자 마스터스'나 다름없다. 해마다 명승부를 연출하는 나비스코챔피언십은 박세리(28.CJ)의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과 박지은(26.나이키골프)의 대회 2연패, 세번째 한국인 메이저 챔피언 탄생,10대 천재 소녀들의 경연, 그리고 '지존'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3개 대회 연속우승 등이 걸려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골프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개막전부터 3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승맛을 보지 못한 한국 군단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부활의 노래를 부르느냐에 쏠려 있다. 출전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된 메이저대회인데도 한국 선수는 전체 출전 선수 98명 가운데 18.4%에 이르는 18명으로 '벌떼 작전'에 나선다. 박세리, 박지은, 김미현(28.KTF), 한희원(27.휠라코리아), 박희정(25.CJ), 김초롱(21), 안시현(21.코오롱엘로드), 장정(25), 김영(25.신세계), 송아리(19.하이마트), 이정연(26), 강수연(29.삼성전자), 양영아(27), 전설안(24.하이마트) 등이 출사표를 냈고 송보배(19.슈페리어)와 김주미(21.하이마트)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 1, 2위 자격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이제 나비스코챔피언십 단골 멤버가 된 '장타소녀' 위성미(16.미셸 위)는 3년째주최측 특별 초청 선수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작년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재미교포 제인 박(18)도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꿈의 무대'에 선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소렌스탐이라는 벅찬 상대를 넘어서야하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올해 승률 100%를 자랑하는 소렌스탐은 이 대회를 자신의 '최종 목표'인 연간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야심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유난히 메이저대회에 강한 카리 웹(호주), 작년 40대 파워의 선봉에 섰던 멕말론(미국), '여자 댈리'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포스트 아니카'의 선두 주자를자처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 쟁쟁한 선수들이 시즌 첫 메이저 챔피언을 놓고경합한다. 이와 함께 일본여자프로골프의 '여왕' 후도 유리와 10대 돌풍의 주역 미야자토아이도 나란히 출전해 '제2의 한일전'도 펼쳐진다. 미야자토는 또 송아리, 위성미, 제인 박, 그리고 모건 프리셀과 폴라 크리머(이상 미국) 등과 함께 '한-미-일 10대 경연'에도 동참한다. 다음은 이번 대회 관전 포인트. ▲박세리,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이번 대회에 나서는 박세리의 각오는 남다르다.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물 갔다'는 주변의 비아냥을 단번에 날려버리겠다는 다짐이다. 더구나 박세리는 LPGA 투어 7번째이자 한국인 첫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커다란 목표가 있기에 의욕이 더하다. 커리어그랜드슬램은 4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으로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LPGA챔피언십 등을 모두 제패했던 박세리는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컵만 남겨놓고 있다. 시즌 출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컨디션을 이 대회에 맞춰 조절해왔던 박세리는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에서도 몸에 이상 신호가 오자 주저없이 기권하고 란초미라지로 일찌감치 이동할만큼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로라 데이비스와 멕 말론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커리어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돼 박세리와 7번째 커리어그랜드슬래머 경쟁을 벌인다. ▲타이틀 방어 나서는 박지은 작년 송아리와의 피말리는 18번홀 승부 끝에 1타차 우승을 거뒀던 박지은도 나비스코챔피언십 타이틀 방어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바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계기로 '차세대 상금왕' 경쟁에 선두 주자로 나설수 있었던 박지은은 대회 2연패로 다시 한번 소렌스탐의 대항마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멕시코에서 열렸던 마스터카드클래식이 끝난 뒤 란초미라지로 직행, 코스 적응훈련을 벌였던 박지은은 이 대회 2연패를 위한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한때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 불참까지 고려할 정도였다. 고친 스윙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삐끗했던 허리도 집중 치료를 받아정상으로 돌아온 박지은은 올해는 '연못 다이빙'을 더 멋지게 해낼 일만 남았다고장담했다. ▲소렌스탐, 메이저대회 석권 시금석 신인왕과 상금왕 4연패(통산 6차례), 18홀 59타, 그리고 커리어그랜드슬램 등이룰 것은 모두 이룬 소렌스탐의 최종 목표는 1년 동안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다. 한해에 열리는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그랜드슬램 기록은 베이브 자하리아스와 샌드라 헤이니가 한번씩 달성했지만 당시에는 메이저대회가 2개 또는 3개 밖에없었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나오지않은 연간 메이저대회 4개 제패의 대기록 도전은 일단 이번 대회에서 시금석에 오른다. 이 대회에 10차례 출전해 2차례 우승과 2차례 준우승을 포함해 7차례 '톱10'에올랐던 소렌스탐은 특히 코스와 궁합이 맞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혼의 아픔을 딛고 올해 두차례 출전해서 모두 우승을 일궈내며 더 강해진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한 소렌스탐에게는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한 첫 관문인 이번 대회에서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소렌스탐이 타이거 우즈도 이루지 못한 '진짜' 그랜드슬램 달성에 성공적인 첫단추를 꿸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인 세번째 메이저 챔프는 누구 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한국 군단이지만 아직 메이저대회 챔피언은 박세리와박지은 2명 밖에 배출하지 못했다. 박세리의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이나 박지은의 2연패, 소렌스탐의 메이저대회석권 시동에 못지 않게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인 3호 메이저 챔피언' 탄생 가능성도높다. 특히 '코리언 빅3'의 한축인 김미현의 출사표가 심상치 않다. 99년 신인왕에 오른 이후 5승을 거둔 김미현은 나비스코챔피언십에 5번이나 출전하는만큼 '이제는 내 차례'라는 것. 2000년 US여자오픈 4위,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 2위, 작년 나비스코챔피언십7위 등 메이저 왕관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 앉았던 김미현은 코스도 낯이 익을만큼익은 올해를 최적의 기회로 보고 있다. 또 올들어 힘겹게 한국 군단의 상위 입상 행진을 이끌고 있는 '주부골퍼' 한희원을 비롯해 박희정, 김초롱, 이정연, 그리고 안시현, 송아리 등도 언제든 우승할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한국인 3호 메이저대회 챔피언의 기대가 높다. ▲다시 부는 '위성미 돌풍' 골프장에 나타나기만 하면 '골프여제'도 뒷전에 물러날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위성미가 3년째 미션힐스골프장 '최고 스타'를 예약했다. 지난 2003년과 작년 이 대회에서 폭발적인 장타와 발랄한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독차지했던 위성미는 올해도 대회 주최측의 극진한 배려 속에 초청을 받았다. 2003년 이 대회에서 공동9위에 올라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하는 기폭제가 됐던위성미는 작년에는 공동4위를 차지해 이제는 당당한 우승 후보로 성장했다. 이미 시즌 개막전 SBS오픈 준우승으로 우승 가능성을 한껏 높인 위성미가 자신의 '홈코스'로 여기는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아마추어 우승이라는 이변을연출할 지 눈길이 모아진다. ▲한국-일본 차세대 스타 경합과 10대 돌풍 올해 대회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바로 '한일전'이다. 일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후도 유리와 작년 신인으로 상금 2위에 오른 미야자토 아이가 출전해 작년 12월 한일전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선수들과 격돌한다. 후도와 미야자토는 작년 한일전에서 '투톱'으로 나섰지만 박세리와 한희원, 송보배, 김초롱 등이 나선 한국에 완패했다. 그러나 미야자토는 곧이어 벌어진 여자월드컵에서 송보배와 장정이 짝을 이룬 한국을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라 장군멍군. 특히 이제는 세계적 스타로 떠오른 미야자토는 위성미, 제인 박, 송아리 등 한국의 10대 선수들과 '차세대 슈퍼스타' 경쟁도 벌인다. 이와 함께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기록(13세)을 갖고 있는 모건 프리셀(16)과 LPGA 퀄리파잉스쿨 수석 합격자 폴라 크리머(19)도 이 대회에 출전해 '한-미-일 10대 삼국지'를 연출한다. 한편 SBS골프채널은 1, 2라운드를 25일과 26일 오전 7시에 생방송으로 중계하는데 이어 최종 라운드를 28일 오전 6시부터 생중계한다. 3라운드는 27일 오전 8시부터 녹화방송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