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 서울대회가 최홍만의 우승잔치로 끝나 대중적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면에서는 기대 이하였다는 목소리가높다. 실력보다는 덩치가 큰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종합격투기 특유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진표 자체도 최홍만에게 승리를 안겨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등 지난해보다 경기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내 격투기의 한 관계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격투기의 묘미보다는 만 명내외 정도의 관중에게 쇼적인 흥미를 제공한 것 같다"며 "경기의 대부분 승패가 예상된 대진이었다"고 지적했다. 격투기 마니아인 김진국(25)씨도 "거인들이 링을 점령한 것 같다. 킥복싱과 무에타이를 수련한 몇 선수 외에는 제대로 발차기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고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슈퍼파이트 경기도 레미 본야스키와 레이 머서의 경기가 싱겁게 끝나는등 한 경기라도 제대로 된 시합이 없었다.스포츠로서 수준이 너무 떨어졌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흥미 위주의 경기가 진행되면 국내 격투기의 장기적인 발전에 좋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격투기 대회에 대한 인식이 기술의 향연장보다는 시나리오에 의한 흥미 경연장으로 변하게 되면 스타성있는 선수들이 부족한 국내 격투기 현실에 비춰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 반면 이번 대회가 대중들에게 종합격투기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는 반응도 있다. 격투기 마니아 최영훈(25)씨는 "최홍만이라는 카드로 흥행에 나선게 격투기에무관심했던 일반 팬에게 격투기를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며 이번 대회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또 "격투기 경기로서 알맹이가 빠진 경기가 대부분이었고 입장료도 너무비쌌지만 최홍만도 우승했고 흥미로운 면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