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부터 제대로 만났다.' 수원 삼성의 수퍼컵 우승으로 9개월 대장정의 신호탄을 쏜 프로축구 K리그가 6일 전국 6개 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하우젠컵 2005'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개막전 6경기 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한판은 7년 만에 K리그에 컴백한 허정무(50) 전남 드래곤즈 감독과 '충칭의 별' 이장수(49) FC 서울 감독이 맞붙는 '광양결투'. 같은 연세대 출신인 두 사령탑은 미묘한 관계 때문에 맞대결이 더욱 부담스럽다. 허 감독은 본프레레호 수석코치를 사임한 뒤 지난해 이 감독이 이끌던 전남의지휘봉을 잡았고 이 감독은 전남에서 중도 하차한 뒤 한때 허 감독이 물망에 올랐던FC 서울 사령탑에 전격 영입됐다. 허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주변에서 개막전을 자꾸 이 감독과의 맞대결로 결부시키는데 사실 그런 부담은 떨쳐버리고 싶다. 우리는 빠르고 재미있는 축구, 팬들을위한 축구를 보여주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 말했다. 박주영이라는 '선물'을 받은 이 감독도 개막 출사표에서 "작년 K리그에서는 적응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2년차'의 달라진 각오를 드러냈다. 박주영은 일단 오는 9일 상암 홈 개막전에 데뷔 시점을 맞춰놓아 이날 경기에는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허-이 감독의 대결에다 양팀이 '레알 수원'의 아성을 위협할만한 상위권전력이란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은 루마니아 국가대표 출신 스트라이커 아드리안 네아가를 축으로 공격의날을 세우면서 토종 노병준, 이광재가 실탄을 지원하고 수비라인에는 전북에서 말을갈아 탄 본프레레호 스리백 요원 박재홍이 빗장을 건다. 서울은 김은중, 노나또 투톱에 '황금날개' 김동진이 측면을 뚫고 포항에서 영입한 베테랑 이민성이 수비라인을 지휘한다. 양팀은 지난해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0-0 무승부를 기록해 쉽사리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분당에 위치한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프로축구 정규경기로는 처음 열리는 성남 일화와 부산 아이파크의 대결도 관심거리.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안타깝게 좌절한 성남은 새내기 사령탑 김학범 감독이 젊은 피를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했고 지난 1일 수퍼컵에서수원을 적잖이 괴롭힌 이안 포터필드 감독의 부산도 지난 연말 FA컵 우승에 이어 올시즌 출발이 예사롭지 않다. 수원, 서울의 양강 구도를 위협할 전통의 명가 울산 현대는 안방에 광주 상무를불러들여 개막전을 치른다. 울산은 최성국(가시와)이 J리그로 옮겼지만 '유비' 유상철이 친정에 돌아와 그라운드의 카리스마를 과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는 지난해 울산을 상대로 1승2무를 거두며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해 만만찮은 저항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지난달 통영컵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전북 현대는 대전 시티즌과 맞닥뜨려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대구 FC는 달구벌에서 부천 SK와 맞붙는다. 프로축구 첫 삼바 사령탑인 파리아스 감독이 첫 실전을 치르는 작년 리그 준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는 장외룡 감독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에서 대적한다. ◆프로축구 6일 일정 성남-부산(성남제2종합.SBS SPORTS) 대구-부천(대구월드컵) 전북-대전(전주월드컵) 울산-광주(문수월드컵.KBS SKY) 전남-서울(광양전용.KBS1.이상 15시) 포항-인천(포항전용.15시30분)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