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저주는 과연 풀릴 것인가." 미국프로야구 100년의 풀리지않는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맞닥뜨린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오는 13일(한국시간) 뉴욕의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의 불꽃 튀는 열전에 돌입한다. 보스턴은 특히 지난 시즌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차전의 명승부를 펼치면서7차전 때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애런 분에게 솔로 홈런포를 맞아 역전패하며 눈물을 삼켰던 터라 이번 경기의 의미가 남다르다. 게다가 7차례 연속 정규리그에서 지구 2위에 머무르는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작성하며 `2인자'의 꼬리표가 붙어 그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할 양키스를 제쳐야 할명분도 섰다. 86년전 `밤비노' 베이브 루스가 보스턴에서 양키스로 떠나면서 퍼부은 저주를풀기 위해서도 양키스를 넘어서야 하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양키스 또한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3시즌 연속 월드시리즈를 제패했지만 이후 번번이 챔피언 등극 문턱에서 주저앉았기 때문에 갈증에 목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7차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무릎을 꿇은 것이나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플로리다 말린스에 6차전에서 챔프 반지를 내준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것. 두 팀의 대결은 최고액 연봉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커트 실링 등 거물들을서로 영입해 전력을 보강한 만큼 지난 시즌 맞대결보다 더 뜨거운 라이벌전이 될 전망이다. 보스턴은 실링과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짝을 이룬 최강의 원투펀치를 보유, 투수력에서는 양키스보다 우위라는 평가다.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설 정규리그 20승 투수 실링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도애너하임 에인절스의 타선을 6⅔이닝 동안 2실점으로 봉쇄하며 `승리 청부사'의 면모를 자랑했다.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전망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3차례 사이영상을 받은 만큼그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존재이고 뒤를 이을 브론슨 아로요 또한 패기를 앞세운 호투로 팬들의 두툼한 신임을 받고 있다. 이에 맞선 양키스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을 포함해 7경기 연속 퀄리티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마이크 무시나가 1차전 선발로 나오고 존 리버, 올랜도 에르난데스가뒤를 받칠 것으로 보이지만 보스턴에 비하면 중량감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타선에서는 거포들의 경쟁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는 알렉스 로드리게스, 개리 셰필드(이상 36홈런), 마쓰이 히데키(31홈런)가 홈런 103개를 합작하는 등 중심 타선의 화력이 막강한 데다 데릭 지터, 버니 윌리엄스의 방망이도 위력적이다. 보스턴도 중심 타선에 매니 라미레스(43홈런), 데이비드 오티스(41홈런) 등 정상급 거포가 포진한 가운데 제이슨 배리텍, 케빈 밀라(이상 18홈런) 등 하위타선의`한방'도 기대된다. 하지만 `만능타자' 로드리게스, `주루 플레이의 달인' 지터 등을 앞세운 양키스가 별다른 호타준족이 눈에 띄지 않는 보스턴보다는 기동력에서는 앞서는 느낌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