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태영을 꿈꾼다." 해남 땅끝마을 출신의 무명 수비수 안태은(19.조선대)이 19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의 '믿을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어 성공시대를 예감하고 있다. 지난 3일 펼쳐진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아청소년(U-20)축구선수권 8강전의 '히어로'는 단연 결승 오버헤드킥을 터트린 신영록(17.수원)이었지만 신영록에게 기막힌 크로스 패스를 연결한 수비수 안태은을 기억하는 축구팬은 그리 많지 않다. 안태은은 지난 예선 2경기와 8강전에 모두 선발출전, 포백수비의 왼쪽 윙백을맡아 활발한 오버래핑과 견고한 수비력으로 박성화 감독의 확고한 믿음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확고한 선발자리를 꿰찼지만 대학무대에서 뛰고 있는 안태은은사실상 무명에 가깝다. 지금껏 각급 대표팀 경력없이 공개테스트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게된 독특한경력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안태은의 청소년대표팀 합류는 한편의 드라마와 같다. 다른 동료선수들과는 달리 대표팀 경험이 전무했던 안태은은 지난 6월 예비엔트리의 공개테스트성 소집훈련때 처음 합류,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침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을 얻었던 것. 안태은의 특기는 100m를 12초대에 돌파하는 빠른 발이다. 여기에 오른발잡이면서도 왼발활용 능력까지 뛰어나 좌우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맡을 수 있는 전천후 수비수여서 박감독의 전술활용에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있다. 안태은의 숨은 실력을 가장 먼저 인정해주기 시작한 곳은 프로구단이다. 대학 1학년생인 안태은은 이번 대회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프로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보지 못했다. 하지만 예멘전과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날 무렵 안태은의 주가는 하늘 높이 치솟았다. 그동안 조용했던 3~4군데의 K리그 프로팀들이 벌써부터 안태은의 영입을 시도하기 위해 에이전트측과의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안태은은 "어렵게 잡은 대표팀 유니폼인만큼 반드시 이번 대회 우승을 일구는데 조연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생김새와 말투까지 김태영과 비슷해 '제2의 김태영'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안태은이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수비수의 계보를 잇는 스타로 커나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콸라룸푸르=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