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이 2004아시아청소년(U-20) 선수권대회 첫 판에서 이라크에 3골 차로 참패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말레이시아 페라크 이포스타디움에서 열린대회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공수에 심각한 균열을 드러내며 무스림 알마스(2골)와파리드 가드반에게 연속골을 허용, 이라크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아테네올림픽 4강에 오른 이라크 축구가 강하다고는 하지만 대회 2연패와 통산11회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으로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졸전을 펼쳤다. 지난 6월 부산 4개국대회에서 삼바군단 브라질까지 꺾었던 청소년대표팀의 기술과 패스워크, 조직력은 온데간데 없이 공격에서 헛발질을 거듭했고 후반 막판 수비조직력까지 일거에 무너져 대량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첫판에서 3골 차 패배를 당하면서 남은 조별리그 예멘(28일), 태국(30일)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박주영, 김승용, 조원광을 공격 1선에, 한동원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기용한 한국은 비가 내려 미끄러운 그라운드와 32℃의 무더위 속에 실수를 연발하며 초반부터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 5분 골 포스트를 살짝 비껴간 하이데르 하산의 날카로운 슈팅에 실점 위기를 맞았던 한국은 전반 20분 이후 주도권을 찾아왔으나 전방 공격수까지 제대로 된패스 한번 연결하지 못한 채 허둥대다 전반 41분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이라크의 발빠른 스트라이커 알마스는 골지역에서 정교한 패스로 수비벽을 허물며 날린 위삼의 슛이 골키퍼 차기석의 가슴에 맞고 나오자 재빠르게 문전으로 쇄도해 리바운드된 볼을 네트에 가볍게 꽂아넣었다. 한국은 후반들어 몸이 무거운 조원광, 한동원 대신 김태원, 백승민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한국은 후반 3분과 10분 박주영의 슛과 23분 안태은의 중거리포, 26분 김승용의헤딩슛으로 이라크 문전을 위협했으나 포스트와 크로스바를 빗나가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공격에 치중하던 한국은 후반 막판 뒷문에 구멍이 뚫려 연속골을 허용했다. 이라크는 후반 38분 오른쪽 측면을 순간적으로 돌파한 알리 이사의 땅볼 크로스를 알마스가 꽂아넣어 2-0으로 달아난 뒤 후반 45분 파리드 가드반의 헤딩 골로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수비와 미드필더진에서 한번에 길게 넘어오는 부정확한 패스에만 의존한채 단조로운 공격을 고집하다 이라크 수비진에 번번이 걸렸고 포백 수비라인이 측면공간을 너무 쉽게 허용하며 순식간에 무너져 완패를 면치 못했다. 한국과 이라크는 청소년대표 역대 전적에서 2승4무2패로 동률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