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주에는 국내와 미국에서 일제히 특급 대회가 열려 골프팬들은 즐겁다. 미국에서는 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이 17일(이하 한국시간) 밤부터 뉴욕주 사우샘프턴 시네콕힐스골프장에서 개막돼 '별들의 전쟁'을 벌인다. 또 하루 뒤인 18일 오후부터 뉴저지주 앤시컨의 매리어트시뷰리조트골프장에서는 LPGA 투어 숍라이트클래식이 열려 한국 여자 군단의 활약이 펼쳐진다. 국내에서는 17일부터 경기도 용인 프라자골프장에서 한국프로골프 시즌 4번째 대회인 제이유오픈(총상금 3억5천만원)이 열리고 18일부터 3일간 경기도 광주 뉴서울 골프장에서 내셔널타이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이 개최된다. ◆US오픈(미국 뉴욕주 시네콕힐스골프장. 6월17일∼21일) = 선수들에게 '혹독한 코스와의 싸움'을 강요하는 미국골프협회(USGA)가 올해 104회째를 맞는 US오픈(총상금 625만달러) 개최지로 선정한 곳은 뉴욕에서 머지 않은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골프장(파70.6천996야드)이다. 미국 골프장 랭킹에서 언제나 10위 이내에 꼽히는 시네콕힐스골프장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4번째. 1896년 제2회 대회는 4천야드가 조금 넘는 초라한 코스에서 36홀 플레이로 열렸지만 90년 뒤인 1986년 대회 때는 레이먼드 플로이드의 우승스코어가 72홀 합계 1언더파였고 지난 95년 대회 우승자 코리 페이빈은 4라운드 합계 이븐파로 정상에 올랐을 정도로 코스는 어렵다. 거칠고 깊은 러프로 무장한 것은 기본이고 바닷가에 위치한 탓에 시네콕힐스는 사방에서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이 불어댄다는 점이 선수들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다. 시네콕힐스 관계자는 "아마 매일 바람의 강도와 방향이 달라져 4흘 동안 전혀 다른 코스에서 경기를 치르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9년만에 다시 US오픈을 유치한 시네콕힐스는 전장을 더 늘리고 러프를 한층 더 길러 난이도를 대폭 향상시켜 오버파 스코어 우승자 배출도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난코스에서 누가 마지막날 18번홀에서 웃을 지 예측이 어렵다. 대회 관전 포인트는 '최고의 선수' 자리를 놓고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 어니 엘스(남아공), 그리고 필 미켈슨(미국) 등 '4인방'의 우승 각축. 최근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우즈는 2002년 최악의 코스로 악명을 떨친 블랙페이지노스코스에서 나홀로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한 영광을 재현, '황제'의 위용을 되찾겠다는 각오. 95년 시네콕힐스 대회 때 19세의 아마추어 선수로 출전, 러프에 박힌 볼을 치다 손목을 다쳐 경기를 포기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우즈는 시즌 첫 스트로크플레이대회 우승과 함께 메이저대회 7개 대회 연속 무승을 털어내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우즈와 나머지 선수들'이라는 구도는 이미 깨진 지 오래. 우즈는 많은 우승 후보 가운데 한명일 뿐 싱과 엘스, 미켈슨의 우승 가능성도 우즈 못지 않다. 더구나 대부분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들로 채워진 출전자는 사실상 모두가 우승 후보나 다름없다. 올해 마스터스에서 3위에 오른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 역시 대회공식안내책자 표지에 사진이 실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대형 사고'를 낼 태세다. 그동안 이 대회에 대비해 휴식과 훈련을 병행해왔던 최경주는 지금까지 3차례 출전해 2차례 컷오프되고 최고 성적이 2002년 공동30위에 그쳤던 'US오픈 징크스'를 극복해낸다는 다짐이다. 한편 손목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던 작년 이 대회 챔피언 짐 퓨릭(미국)은 타이틀 방어에 나서기로 했으며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가 3년만에 434위 로추락한 데이비드 듀발(미국)도 이번 대회에서 부활을 타진한다. MBC-ESPN이 18일부터 4일간 매일 오전 6시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LPGA 숍라이트클래식(미국 뉴저지주 매리어트시뷰리조트골프장. 6월18일∼21일)=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2∼4위를 휩쓸며 '톱10'에 5명의 이름을 올린 한국 여자군단이 이번 주에는 시즌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무대는 18일 밤부터 3일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매리어트시뷰리조트골프장(파71.6천51야드)에서 열리는 숍라이트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 대회 때마다 상위권을 석권하면서도 정작 우승자는 박지은(25.나이키골프) 박세리(27.CJ) 등 2명 밖에 배출하지 못한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씻어낼 지가 관심사다. 박세리, 박지은,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이 불참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한국군단은 여전히 우승 후보가 즐비하다. '슈퍼땅콩' 김미현(27.KTF)을 비롯해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상승세를 탄 박희정(24.CJ)과 강수연(28.아스트라), 그리고 한희원(26.휠라코리아), 장정(24) 등이 시즌 첫 우승의 기대를 안고 출사표를 던졌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안시현에게 멀찌감치 뒤처진 송아리(18.빈폴골프)와 전설안(23)도 이번 대회에서 최대한 점수차를 좁히기 위해 상위권 입상을 노린다. 한편 지난해 US주니어여자골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재미교포 이숙진(17)이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해 눈길을 끈다. 이숙진은 작년에도 이 대회 월요예선을 통과해 출전해 이번이 2년 연속 출전이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이 대회는 빠졌다. ◆한국프로골프 제이유그룹오픈(용인 프라자골프장. 6월17일∼20일) 한국남자프로골프 시즌 4번째 대회인 제이유그룹오픈(총상금 3억5천만원)은 올해 첫 국내파챔피언 탄생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첫 대회 매경오픈에 이어 SK텔레콤오픈에서 잇따라 외국인 선수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고 3번째 대회 포카리스웨트오픈에서는 재미교포이면서 유럽과 아시아투어에서 주로 활약하는 위창수(32.테일러메이드)에게 우승컵을 빼앗겼던 '토종'들은 국내 선수만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 저마다 시즌 첫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나란히 2승씩을 올린 장익제(31.하이트맥주), 오태근(27.팀애시워스), 김대섭(24.SK텔레콤), 정준(33.캘러웨이) 등 신세대 그룹의 약진세와 작년 상금왕신용진(39.LG패션)을 위시해 최광수(44), 박남신(45.테일러메이드), 최상호(48.빠제로) 등 고참들의 대결이 볼만하다. 대회가 열리는 용인 프라자골프장 라이온코스(파72)는 전장이 짧지만 페어웨이 좌우폭이 좁고 OB 구역이 많아 장타자보다는 교타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MBC와 MBC-ESPN이 2∼4라운드를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2라운드는 18일 오후 1시30분부터 MBC가 중계하고 3, 4라운드는 MBC-ESPN이 19일과 20일 오후 1시30분부터 중계한다.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컵 한국여자오픈(광주 뉴서울골프장. 6월18일∼20일) 18일부터 3일간 경기도 광주 뉴서울골프장 북코스(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총상금 2억원)은 여자프로골프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대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내셔널타이틀대회이다. 한국여자오픈은 87년 창설됐지만 78년부터 한국오픈 여자부 경기가 10년동안 열려왔기 때문에 사실상 국내여자프로골프대회 최고의 연륜을 자랑한다. 때문에 수많은 스타 탄생의 요람 역할을 해온 이 대회는 올해 초청선수없이 순수하게 국내 선수로만 치르는 대모험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주미(20.하이마트), 전미정(22.테일러메이드), 김소희(22.빈폴골프), 박현순(30.카스코) 등이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작년에 아마추어 신분으로 정상에 올랐던 송보배(18.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프로 선수로 변신해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지 여부도 관심사. 또 이번 대회에는 무려 22명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해 송보배의 신화 재연에 도전한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 장하나(서울반원초)는 '한국판 위성미'로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장하나는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가 250야드에 이르는 장타를 앞세워 올들어 초등부 3관왕에 올라 특별초청선수로 이 대회에 나서게 됐다. SBS와 SBS골프채널이 18, 19, 20일 사흘 동안 매일 오후 2시부터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