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530만달러) 첫날 선두권에 나섰다. 최경주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포피힐스골프코스(파72. 6천873야드)에서 치른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67타를 쳤다. 오전 10시 현재 4명의 선수가 18홀을 모두 마치지 못한 채 경기가 일시 중단된가운데 최경주는 7언더파 65타로 공동선두에 오른 J.J 헨리, 매트 쿠차(이상 미국)에 2타 뒤진 공동4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첫 경기에서 컷오프돼 "올해는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상금을 따겠다"던당초 목표가 어긋났던 최경주는 "부진은 한 경기로 끝낸다"는 각오를 다진 듯 견고한 플레이를 펼쳤다.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57야드가 말해주듯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간 최경주는 대신 페어웨이 안착률 77%, 그린 적중률 78%의 정확한 샷을 구사했다. 퍼트 역시 홀당 1.571개에 불과한 28개로 18홀을 돌아 선두권 도약에 원동력이됐다. 경기 전반 버디 2개를 보기 2개로 맞바꾸며 제자리 걸음을 걸었던 최경주는 후반 들어 11번∼14번홀에서 4개홀 연속 버디를 떨구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섰다. 최경주는 18번홀(파5)에서도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기분좋은 첫날을 마무리했다. 이날 최경주는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소프라노색소폰 연주자 케니G, 그리고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감독,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케빈 코스트너와 함께 경기를 치러 많은 갤러리를 동반했다. 나상욱(20.케빈 나. 코오롱 엘로드)은 2오버파 74타로 부진, 순위가 100위권으로밀렸다. 포피힐스코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나상욱은 아이언샷이 그린을 자주 벗어난데다 퍼트 역시 난조를 보여 3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아마추어 시절 '백인 우즈'로 불렸으나 대학 졸업 후 금융인의 길을 걷다 골프를 잊지 못해 컴백, 2002년 혼다클래식을 제패했던 쿠차는 포피힐스코스에서 '짠물퍼트'를 앞세워 8개의 버디를 수확하며 모처럼 선두에 나섰다. 아직 우승이 없는 4년차 헨리는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뽑아내 쿠차와 공동선두에 올랐고 역시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토미 톨레스(미국)가 선두에 1타뒤진 6언더파 66타로 3위를 달렸다. 강력한 우승 후보 비제이 싱(피지)은 최경주와 같은 5언더파 67타를 때려 12경기 연속 '톱10' 입상에 청신호를 밝혔고 필 미켈슨(미국) 역시 4언더파 68타로 출발이 산뜻했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는 3오버파 75타로 무너져 대회2연패는 커녕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