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한국계 `골프천재' 위성미(14.미국명 미셸 위)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비록 2라운드가 끝난 뒤 컷오프돼 주말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위성미는 PGA 투어에 도전한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언더파 스코어를 내며 다시 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언더파 스코어는 여자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물론59년전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컷을 통과했던 여장부 베이브 자하리스도 달성하지 못한 `금녀(禁女)의 스코어'. 더욱이 위성미는 그동안 여성 골퍼들이 절감했던 남녀 비거리의 격차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위성미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71야드로 남자 선수들에게 결코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소렌스탐이 비거리 열세를 절감했던 콜로니얼골프장(7천80야드)과 거리차가 거의 없는 와이알레이골프장(7천60야드)에서 위성미는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브샷을 펑펑 터뜨리며 남자들의 기를 죽이기도 했다. 비거리 뿐만이 아니었다. 이틀째 경기에서 위성미는 정교한 쇼트 게임과 화려한 퍼팅 솜씨를 뽐내며 `거리 만으로 골프를 할 수 없다'던 그동안의 비아냥거림도 말끔하게 씻었다. 이같은 위성미의 활약상을 지켜본 팬들은 각종 스포츠전문 인터넷사이트의 설문조사에서 그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이 진행중인 설문에서는 응답자의 76.3%가 올시즌 위성미의 PGA 투어 추가 출전에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위성미의 인상적인 활약이 여성의 남자 대회 출전에 대한 생각을 바꿨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68.4%가 `그렇다'고 답해 그동안 제기됐던 `성대결 무용론'을 불식시키는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응답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46.5%가 위성미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아닌 PGA 투어 풀타임 활동에 대해 낙관했다는 부분. 더욱이 35.1%에 달하는 `부분 활동' 전망자까지 합산하면 골프팬들의 대부분은이미 이번 대회를 지켜본 뒤 위성미의 PGA 투어 활동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셈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남자 골프에 미친 만큼의 영향을 위성미가 여자 골프계에서 행사할 수 있을 지를 묻는 질문에는 70.4%가 긍정적으로 답해 소렌스탐의 뒤를 이를 확실한 스타로 팬들은 위성미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위성미는 또 위기에서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절반이 넘는응답자들로부터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덤으로 받았다. 지난해 `에티켓 논쟁'까지 불러 일으켰던 위성미에 대해 ESPN이 "정신적 측면에서 위성미는 14살 소녀가 아니라 (프로) 14년 경력의 베테랑 같았다"고 논평한 것도눈에 띄는 성장세에 대한 골프계의 평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 나선 지 만 1년만에 `골프계 총아'로 거듭날 것이라는장밋빛 전망을 한몸에 받게 된 위성미의 다음 행보에 골프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