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계한 마라토너 손기정 씨의 희귀사진 3점이 새롭게 발굴돼 그의 1주기 기념일(15일)을 앞두고 일반에 공개됐다. 손기정 자료수집가 강형구(화가) 씨는 9일 손씨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시상식 장면과 선수촌기념 촬영, 일본도착 직후 환호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3점을 언론을 통해 소개했다. 이들은 베를린올림픽 폐막 직후인 1936년 9월 11일 일본 이쿠분샤(郁文舍)출판사가 발행한 자료집 `제11회 올림픽대회 사진첩'에 실려 있는 사진으로, 국내언론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씨는 "일본선수의 경기사진과 선수단 명단, 경기 일정 및 해설이 상세하게 기록된 200여쪽 분량의 이 자료집에는 미공개 사진 3점을 포함해 모두 8점의 손 선수 관련사진이 게재돼 있다"고 밝혔다. 시상식 직전 사진은 손 선수가 마라톤 우승 직후 시상대에 오르기에 앞서 3위와 2위를 차지한 남승룡 선수와 영국의 어네스트 하퍼 선수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으로, 손 선수와 남 선수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일본선수촌에서 찍은 기념사진은 손 선수가 삼단멀리뛰기의 우승자인 나오토 다지마 선수와 함께 포즈를 취한 것이다. 일본 도착 사진은 배편으로 고베항에 입항한 손 선수와 남 선수 등 일본선수단 일행이 환영나온 인파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하는 장면이 실려 있다. 당시 일본선수단은 올림픽 후 유럽-인도-홍콩을 거쳐 고베항에 도착했다. 강씨는 15살 때부터 손 선수 관련자료를 모아 현재 1천200여점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아테네올림픽 개막 직전인 내년 7월 28일부터 8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전관에서 이들 자료로 대규모 손기정 자료전을 개최하는 한편 손 선수의 평전도 출간할 예정이다. 나이를 뛰어넘어 생전의 손 선수와 깊은 인간적 관계를 유지했던 강씨는 손씨가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인 2001년 9월 분당 중앙공원으로 함께 외출해 그의 마지막 산책 모습을 15분 분량의 비디오로 담아 보관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