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화력의 불씨를 지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현대는 2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심정수와 이숭용 등 중심 타선이 살아나면서 SK를 9-3으로 꺾어 2승2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한국시리즈에 오른 양팀이 4차전까지 2승2패로 균형을 이룬 것은 이번이 3번째이며 23일 오후 6시 서울 잠실로 자리를 옮겨 시리즈 우승의 향배를 가를 5차전을갖는다. 현대 심정수는 한국시리즈 1∼3차전에서 타율 0.091로 부진했지만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를 쳤고 타율 0.250에 그쳤던 5번 이숭용도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승리를 견인했다. 또 선발투수 정민태는 6이닝동안 28타자를 상대로 안타 9개를 맞고 3실점했지만팀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정민태는 일본에서 활동하기전인 98년 포스트시즌을 포함, 6연승을 달렸고 포스트시즌 통산 9승을 일궈 선동열,조계현과 함께 갖고 있던 최다승(8승)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는 1회 박종호가 좌월 홈런포를 작렬하며 기선을 잡았지만 공수교대후 믿었던 선발투수 정민태가 삐걱거리면서 SK 이진영, 김기태의 안타와 이호준의 볼넷, 디아즈와 채종범에게 연속안타를 맞으며 3점을 잃어 1-3으로 역전됐다. 패하면 벼랑끝으로 몰리는 현대는 그러나 3회 침묵하던 심정수와 이숭용이 화력을 뿜었다. 현대는 2사 1, 2루에서 심정수가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뽑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자 이숭용도 중전안타로 화답,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여 3-3, 동점을만든 것. 잠시 투수전으로 이어지던 5회에 현대는 선두 타자이자 3번 정성훈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클린업 트리오가 힘을 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4번 심정수는 좌전 안타를 친 후 SK 상대 좌익수 조원우의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밟아 무사 2, 3루의 역전 기회를 만들었고 이어 등장한 이숭용은 2타점 우월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5-3, 결승점을 뽑았다. 중심 타자들이 한방 큰 것을 노리지 않고 팀 타격에 충실한 것이 벼랑끝에 몰릴뻔했던 현대를 구해낸 셈. 현대는 7회 1사 1, 3루에서 브룸바의 중전안타로 1점을 더 보태며 6-3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승부가 기울어진 9회초 2사 만루에서 전준호가 주자일소 2루타로 3점을 더 뽑아 9-3, 승리를 선언했다. SK는 4회 1사 1루에서 이진영이 우익선상을 타고 흘러 펜스까지 굴러가는 2루타때 1루 주자가 3루에서 멈춘게 아쉬웠고 8회 1사 2루에서 잇따라 나온 대타들이 범타로 물러나 추격 기회를 놓쳤다. SK의 선발 투수 김영수에 이어 3회 2사에서 등판한 김원형은 현대 거포들에게잇따라 안타를 맞으며 2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인천=연합뉴스) 양태삼.최태용.강건택기자 tsyang@yonhapnews cty@yna.co.kr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