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데일리(37ㆍ미국)와 로라 데이비스(40ㆍ영국)는 각각 세계남녀골프 최고의 장타자이지만, '똑같은 조건'에서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다. 데일리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가뿐히 3,4라운드에 진출한 반면 데이비스는 커트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데이비스는 남자골프대회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수지 웨일리, 애니카 소렌스탐, 미셸 위의 전철을 밟음으로써 미국이나 한국이나 '남녀골프의 차이'가 분명히 있음을 보여줬다. 데일리는 10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2)에서 열린 제46회 코오롱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5억원) 2라운드에서 3언더파(버디6 보기3) 69타를 기록, 합계 2언더파 1백42타로 김종덕(42ㆍ리빙토이) 최상호(48ㆍ빠제로) 등과 함께 공동 4위를 마크했다. 데일리는 이 골프장의 '시그너처 홀'이라고 할 수 있는 18번홀(5백61야드)에서 드라이버샷을 3백40야드이상 날린 뒤 깃대까지 2백20야드를 보고 5번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았다. 데일리는 약 1m거리의 이글퍼트를 놓쳤지만 한국팬들에게 그의 '장타 이미지'를 재각인시켰다. 그 반면 데이비스는 남자골프의 '높은 벽'을 이틀째 실감해야 했다. 그녀는 이날 버디 1, 보기 6개로 5오버파 77타를 쳤다. 합계 11오버파 1백55타로 커트라인에 4타나 뒤진 공동 89위에 머물렀다. 데이비스는 길이 7천42야드인 이 코스에서 이틀동안 버디는 단 2개 잡는데 그쳤고 보기 11개에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그린을 공략할때 남자선수들에 비해 두 클럽정도 길게 잡는 등 역부족인 듯한 인상이었다. 프로 4년차의 '무명' 이선호(27ㆍ전신양행)는 합계 4언더파 1백40타로 오태근(27ㆍ팀애시워스)을 1타차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김종덕은 버디 6개를 잡고 데일리베스트인 66타를 기록하며 공동 4위로 치솟았다. 허석호(30ㆍ이동수패션ㆍASX)는 합계 1오버파 1백45타, 공동 1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합계 7오버파 1백51타 이내에 든 67명(아마추어 7명 포함)의 선수가 3,4라운드 진출권을 얻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