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졸전 끝에 약체 홍콩을 누르고 올림픽 본선을 향해 힘겨운 첫 발을 내디뎠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년 아테네올림픽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에서 후반 10분 터진 박용호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홍콩을 1-0으로 눌렀다. 한국은 이로써 오는 7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홍콩과의 2차전에서 비기기만해도 내년 3월 최종 예선에 나갈 수 있게 됐고 홍콩과의 올림픽대표팀 역대 전적에서도 3전전승을 기록했다. 예선 첫 판을 승리로 이끌긴 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기대를 완전히 밑도는 졸전이었다. 한국은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와 70%에 육박하는 습도, 원정 경기라는 악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지난달 평가전에서 숙적 일본을 혼내줬던 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반복했다. 조재진을 원톱에 세우고 발빠른 최성국, 최태욱을 좌우에 포진시킨 한국은 미드필더진까지 가세해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나 공격의 예봉은 비기기 작전으로나선 홍콩의 벌떼 수비를 뚫을 만큼 날카롭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인 한국 선수들의 전방 패스는 번번이 빗나가거나 상대 발에 걸렸고 공격진에 볼이 투입되더라도 순식간에 3~4명씩 몰려드는 수비수들의압박에 허둥대다 공격로를 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2분 최성국이 수비 2명을 젖히고 왼발 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넘어갔고 전반 39분 전재운 대신 교체 투입된 김두현이 아크 정면에서 날린 25m 중거리 슛은 야속하게도 왼쪽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한국은 오히려 수비진이 전반 16분과 33분 상대 스트라이커 쳉시오위의 움직임을 놓쳐 발만 갖다대면 골을 허용할 뻔한 아찔한 위기까지 넘겼다. 전반 내내 이어져온 답답증은 후반 들어 수비수 박용호의 공격 가담으로 겨우풀렸다. 박용호는 후반 10분 최원권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2선에서 뛰어들며 솟구쳐올라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넣어 굳게 잠겨있던 홍콩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한국은 후반 24분 한일전 히어로 김동진이 골 지역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 나 왼발 슛이 골문을 외면했고 종료 직전 조재진이 날린 다이빙 헤딩슛도 골키퍼정면으로 날아갔다. 한국은 후반 종반 체력이 떨어진 공격수들 대신 남궁도, 김태민을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으나 육탄방어에 나선 홍콩의 수비전략에 말려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홍콩=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