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수라는 이름 석자, 이렇게 희미해지도록내버려주지 않겠습니다. 꼭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앙팡 테리블' 고종수가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에서 7개월간의 생활을 마감하고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검은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흰색 면티와 청바지를 입고 공항에 나타난 고종수는 구단에서 퇴출당해 착잡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억누르고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려 노력했다. 고종수는 당초 취재진의 인터뷰를 회피하고 공항을 서둘러 빠져나갈 것이라는예상과는 달리 당당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고종수는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모습으로 돌아와 아쉽다"며 "앞으로는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겠다"고 귀국 후 첫 말을 꺼냈다. 고종수가 일본 프로축구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한 데 대해 부상 재발 등여러가지 추측이 나돌고 있었지만 그는 "부상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며 "나는 미드필더로 타고 난 선수인데 구단에서 날 미드필더로 기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에서는 지난 7개월간 나를 스트라이커로만 세우려했고 미드필더로는한번도 안 세웠다. 미드필더 연습조차 못하게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고종수의 '친정 구단' 수원 삼성에서는 고종수가 되돌아 온다면 언제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고 김호 수원 감독은 고종수가 수원에서 몸을 만든 뒤 다시 다른무대에 진출하라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종수는 "나중에 잘하는 모습으로 돌아온 후 복귀하고 싶다"며 "K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데 내가 끼어들면 팀 경기에 혼선이 생길 뿐"이라고 수원에 복귀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고종수는 마중나온 10여명의 소녀팬들에 둘러싸여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이렇게돌아왔지만 포기할 것이었으면 진작 포기했다"며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테니 관심을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장재은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