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한판승 행진으로 금메달까지 메친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2003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비밀병기' 이원희(22.용인대.한국마사회 입단)의 당찬 각오다. 일본 남자유도 자존심 이노우에 고세이(25)처럼 큰 기술을 추구하고 한판승에 강한 집념을 보여 `한국판 이노우에'로 불리는 이원희는 이번 대회가 세계선수권 데뷔 무대이기에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내년 아테네올림픽행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어려웠던 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 있다. 이원희는 현 남자 대표팀 사령탑이면서 보성고 감독인 권성세 감독 밑에서 고교 3년간 유도를 직접 배운 뒤 용인대에 입학했지만 66㎏급 최강자 김형주(마사회)의 벽에 막혀 기를 제대로 펴지 못했다. 체중 감량을 감수하면서까지 체급 최강자로 군림하던 김형주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73㎏에는 고교 선배 최용신(25.마사회)이 버티고 있어 체급 조정을 망설였지만 길게 봐야한다는 윤용발 대표팀 코치의 뜻에 따라 결국 73㎏급으로 한 체급 올렸다.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며 승승장구하던 최용신이 올해 국가대표 발탁이 떼어논 당상처럼 보였지만 이원희에게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왔다. 당초 올해 유럽을 돌며 오픈대회에 참가하는 투어에 참가하기로 돼 있던 최용신이 갑작스런 장염으로 출전을 포기, 이원희가 `땜질용'으로 대신 참가하게 된 것.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있던 이원희는 헝가리오픈 1위와 파리오픈 3위의 좋은 성적으로 최용신을 종합점수에서 따돌려 영광의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남자 대표선수 중 유일하게 세계선수권과 대구유니버시아드에 동시 출전하는 영예를 얻었던 이원희는 대구U대회 개인전과 단체전 8경기 전 경기(기권승 포함)를 한판승으로 장식하며 더 큰 무대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특히 이번 대회 첫날(11일) 경기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이노우에가 5경기를 모두 한판으로 이기고 우승하는 것을 지켜봤기에 이원희의 승부욕은 더욱 자극됐다. 2001세계선수권 2위 가네마루 유스케(일본), 올해 유럽선수권 챔피언 게나디 빌로디드(우크라이나)와 한조에 편성돼 이들과의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힘과 기술, 스피드 3박자를 고루 갖춘 이원희도 왼손과 오른 기술이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뛰어나고 U대회 금메달로 탄력까지 받아 금메달 기대가 높다. 이원희는 "어려움 끝에 얻는 열매는 더욱 달다. 이번 대회가 아테네로 가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후회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오사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