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도가 2003 세계유도선수권대회(11-15일,일본 오사카)에서도 금빛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이번 대회 출전 북한선수는 유도여왕 계순희(23) 등 7명(남자 4명, 여자 3명)으로, 당초 8명의 엔트리를 제출했지만 2001세계선수권(독일 뮌헨) 여자 48㎏급 은메달리스트 리경옥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1명 줄었다. 그럼에도 소수정예를 앞세워 최근 몇 년 동안 국제대회에서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뒀던 북한이 또 한번의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2001세계선수권에서 계순희가 52㎏급 금메달, 리경옥이 은메달을 따며 매운 맛을 보여줬고 `여자 헤라클레스' 홍옥성(57㎏급)은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과 올해 대구유니버시아드를 잇따라 제패, 금빛 퍼레이드를 이어왔다. 특히 대구U대회 경량급에 4명만 출전한 여자는 홍옥성 금메달과 박명희(48㎏급),안금애(52㎏급), 지경순(57㎏급) 등 나머지 3명이 모두 은메달을 따는 `우먼파워'를과시하기도 했다. 금메달 사냥의 선봉장은 세계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계순희. 16살의 나이에 '96애틀랜타 올림픽 48㎏급 결승에서 80연승중이던 일본의 `작은거인' 다무라 료코를 꺾었던 계순희는 한 체급을 올려 52㎏으로 나선 '97아시아선수권과 '98아시안게임, '99아시아선수권에 이어 2001세계선수권까지 잇따라 제패했다. 부산아시안게임때 어깨 탈골 여파로 동메달에 머물렀던 계순희는 지난달 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됐고 다시 한 체급을 높인 57㎏급에 나선다. 지난 3월 체코 여자유도대회 3위에 그치는 등 정치활동으로 운동에 전념하지 못해 체중이 불었지만 괴력의 소유자여서 여전히 유력한 우승 후보다. 또 국제대회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던 52㎏급의 리상심과 70㎏급의 김윤미도 세계 수준에 근접한 북한의 여자 경량급 관문을 힘겹게 뚫고 이번 대회에 나왔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메달 후보들. 여풍(女風)의 기세에 눌려 있는 남자 선수들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60㎏급에 나서는 박남철은 지난 4월 폴란드 바르샤바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실력파이고 73㎏급의 정강은 2001베이징U대회 동메달리스트 박철수를 제치고 출전권을 따내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또 재일동포 3세 김태의(81㎏급)는 일본의 유도명문 긴키대 4학년에 재학중인유망주이고 66㎏급의 김영길도 국제대회 입상권 실력을 갖췄다. 일본인 납치 문제로 대북감정이 악화돼 긴장된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하는 북한선수들이 오사카에서 금빛 낭보를 전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사카=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