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틴 에넹(21)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 1천707만4천달러)에서 킴 클리스터스(20.이상 벨기에)와의 집안 싸움을승리로 이끌고 정상에 올랐다. 2번 시드를 받은 에넹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국립테니스센터 아서애시코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톱시드의 클리스터스를 1시간21분만에 2-0(7-5 6-1)으로 제압하고 처음으로 US오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100만달러.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안았던 에넹은 이로써 그랜드슬램대회 2관왕 달성과 함께 통산 타이틀을 13개로 늘리면서 절대강자로 부상했다. 올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우승컵을 수확한 에넹은또한 무릎 수술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를 제치고 랭킹2위에 오르게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첫 메이저 정상 등극의 기대를 높였던클리스터스는 프랑스오픈에 이어 다시 에넹의 벽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에넹이 전날 결승 길목에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와 3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여 클리스터스가 체력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클리스터스와 올 시즌 3승3패의 호각지세를 이뤘던 에넹은 뒷심을 내며 첫세트를 7-5로 따내 승기를 잡았다. 상대 서비스게임을 6번이나 브레이크한 에넹은 2세트에서 빠른 발과 강력한 스트로크를 내세워 일방적인 경기를 벌였으며 매치 포인트에서 멋진 발리를 성공시켜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준우승 상금으로 50만달러를 받은 클리스터스는 "에넹의 플레이는 오늘 너무 좋았고 전날 캐프리아티전은 내가 봤던 올해 최고의 경기였다"며 축하해줬다. 앞서 열린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는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3번 시드)와앤디 로딕(미국.4번 시드)이 각각 승리,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페레로는 앤드리 애거시(미국)를 3-1(6-4 6-3 3-6 6-4)로 꺾고 이 대회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대회 2관왕을 넘보게 됐다. 스페인 선수가 US오픈 결승에 오르기는 지난 75년 마누엘 오란테스 이후 28년만의 일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10번 우승컵을 안은 페레로는 또한 4강전 승리로 최고령 '넘버 1'을 질주하던 애거시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기쁨도맛봤다. 스페인 선수의 엔트리랭킹 1위 등극은 99년 3월 카를로스 모야에 이어 두번째다. '미국의 차세대 기수' 로딕도 이어 열린 경기에서 3시간31분간의 마라톤 승부끝에 '다크호스'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 13번 시드)에 3-2(6-7 3-7 7-6 6-1 6-3)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2000년 대회 주니어부에서 정상에 올랐던 로딕은 이로써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의 기대를 높였다. 로딕은 이날 승리로 파죽의 18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올 시즌 하드코트에서만 40승(7패)째를 거뒀다. 페레로와 로딕은 이번이 첫 대결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