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전 세계무대에 첫 도전장을 낸 한국체조가드디어 그 결실을 맺으며 세계수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한국체조는 2003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국제종합대회 첫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종합 금메달을 일궈낸 것을 비롯해 4관왕까지 배출했다. 우수한 선수가 많고 개인의 실력차가 고르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는 단체전 특성을 보면 이번 단체전 금메달 획득은 한국체조가 세계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발을 내딛은 한국은 40년 동안 단체전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그간 한국체조가 아시안게임 등 특정 지역에 국한된 대회를 벗어난 세계무대에서 얻은 금메달은 5개였지만 모두 개인 메달이었다. 지난 91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세계선수권대회와 92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의 유옥렬, 92년 영국 셰필드U대회 도마의 여홍철, 95년 일본 후쿠오카U대회 개인종합의 정진수, 99년 중국 톈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의 이주형이 딴 것이 전부. 단체전 메달로는 지난 67년 도쿄U대회와 2001년 베이징U대회 동메달에 만족해야만 했지만 이번에 정상에 오르고야 말았다. 양태영이 '체조의 꽃' 개인종합과 개별종목 링,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마루운동에서 은메달,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체육스타로 떠오른 것 또한 단체전우승만큼이나 한국 체조에 희소식이다. 체조계는 한국체조 사상 첫 국제종합대회 4관왕 양태영의 활약에 힘입어 체조가 비인기종목에서 벗어나길 은근히 바라고 있다. 하지만 여자체조는 이번에도 비인기와 얇은 선수층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별다른 성과없이 하위권으로 처졌다. 인기가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모이지 않고 선수들이 없기 때문에 인기를 얻지못하는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해 여전히 세계수준에 한참 동떨어져 있는 것. 그러나 남자체조의 쾌거는 이번 세계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얻은것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지난 21일 막을 올린 대구U대회가 16일부터 24일까지 열렸던 미국 애너하임 세계선수권대회와 맞물린 탓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2진급 선수들을 대구U대회에 파견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1진급 선수 5명을 출전시켰지만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1위 중국, 2위 미국, 3위 일본, 4위 러시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선수를 단 한 명도 대구U대회에 파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체조팀은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예선에서 5위에 오르는 등 선수들의 기량이 세계정상급 선수들에게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를 전적으로 행운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는 평가다. 오히려 선수들이 대륙을 오가는 연이은 경기로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투혼을 불살라 좋은 성과를 이끌어냈다고도 볼 수 있다. 아테네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진일보한 한국체조가 앞으로 보여줄 결과가 기대된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