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30일 대구시민운동장 여자축구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이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빗속에 펼쳐진 일본과의 결승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세번째 골이 터지자 우비를 입은채 비를 홀딱 맞으면서 성원을 보내던 북측 응원단은 승리를 예감한 듯 눈물을 흘리며 '축하 축하 우리선수'를 외치면서 감격에 빠져들었다. 북측의 축제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시작했다. 세번째 골이 터진 직후 응원단은 북한의 국가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 등을 부르며 '결사옹위 김정일'을 연호했다. 국가와 최고지도자를 동일시 하는 북측의 표현방식이 그대로 나타난 장면. 주심의 휘슬이 울리며 북한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북측 여자축구팀은 서로 얼싸안으면서 승리의 기쁨을 나눴고 본부석 앞에 대기하고 있던 응원단 10명은 그라운드로 달려나가 선수들의 선전을 축하했다. 선수들은 응원단에게, 응원단은 선수들에게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서로를 어루만졌다. 이어 여자축구선수들과 응원단은 대형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앞세우고 축구장 트랙을 돌며 그동안 북측 선수들에게 일방적인 격려를 보내준 남측 관중들에게 감사의세리머니를 펼쳤다. 북측 축제의 피날레는 남측과 함께 어우러지는 한마당. 승리의 기쁨을 나눈 북측 응원단은 이내 흥분을 가라앉히고 남측 관중들과 하나되기에 나섰다. '고향의 봄' '반달' '아리랑' 등 민족의 동요와 민요를 부르며 남측 국민들과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 등의 구호로 하나가 됐다. 시상식이 시작되면서 북측의 축제는 의식으로 바뀌었다. 북측 선수들에 대한 금메달 수상에 앞서 응원단은 모두 기립해 가슴에 인공기를들고 있던 응원단은 시상이 이뤄지자 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이어 국가와 '내나라 제일로 좋아' 등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를 부르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상기된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북측 응원단과 축구선수들의 얼굴에는 축제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