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니버시아드 사상 처음 펜싱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룩했고 태권도에서는 무더기 금메달을 수확해 종합 선두를 질주했다. 부산아시안게임 2관왕 김희정(목원대)은 23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 펜싱장에서 열린 2003대구유니버시아드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난적' 장리(중국)와 피말리는 연장접전 끝에 8-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희정은 동메달을 따냈던 지난 99년 스페인 파르마대회 이후 3번째 출전만에 금메달을 거머쥐며 유니버시아드 펜싱 종목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준결승에서 중국의 루샤오주앤에게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 김희정은 179㎝의 장신인 장리를 맞아 고전하다 3라운드 종료 44초를 남기고 리미즈 파라드(재공격)로 포인트를 따내 힘겹게 7-7 동점을 만들어 연장에 돌입했다. 기세가 오른 김희정은 연장 종료 37초전 다시 리미즈 파라드 기술을 적중시켜 감격의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경북고체육관에서는 한국의 태권전사들이 무더기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남자 78㎏급의 김학환(청주대)은 타직 알리(이란)와의 결승에서 난타전 끝에 17-12로 승리, 이번 대회 한국 남자선수 중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또 여자 67㎏급의 황경화(우석대)가 스페인의 이본느 랄라나를 6-3으로 물리쳤고 여자 51㎏급의 장은숙(한국체대)은 대만의 우옌니를 5-1로 제압, 태권도는 하루동안 3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금메달 5개, 은메달 1개를 기록한 한국은 중국과 대만(이상 금1, 은1, 동2)을 제치고 종합 선두를 질주했다. 태권도에서 기대를 모았던 남자 58㎏급의 이창수(계명대)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배구코트에서는 남북한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 남자배구는 호주를 3-0(25-14 25-13 25-11)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린 반면 북한은 네덜란드의 장신 벽에 가로막혀 2-3(25-23 15-25 25-19 19-25 7-15)으로 져 3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24일 약체 태국을 꺾으면 8강 진출을 확정짓지만 북한은 남은 캐나다와 미국전을 모두 이겨야 8강을 바라볼 수 있다. 테니스장에서는 임규태(성균관대)가 남자단식 3회전에 진출했고 여자단식의 하지선(한체대)도 1회전을 통과했다. 그러나 혼합복식의 오승훈-김연(이상 명지대)조는 2회전에서 탈락했고 북한은 남자단식의 강영철, 여자단식의 조영심, 혼합복식의 윤영철-유영희조가 모두 1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배했다. 한국 여자농구는 예선 A조 마지막 4차전에서 아일랜드에 77-82로 패배, 결선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