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하면 얼른 카지노가 떠오른다. 잭팟의 꿈에 젖은 이방인들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그러나 아열대성기후 특유의 끈적함이다. 평균기온 섭씨 28도,습도 85%. 태풍 인부도의 접근 소식을 접하고 공항을 빠져나온 차는 어느새 주장강(珠江)위의 다리를 건넌다. 그 옛날 중국대륙을 호령하던 황제의 권위는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대륙의 그 붉은 기운이 주장강을 타고 난하이(南海)로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대낮에도 장엄하다. # 마카오의 역사 문화 아오먼(澳門) 또는 무역의 관문으로 일컬어지는 마카오는 2개의 섬(타이파,콜로안)과 주도(主都)가 있는 마카오로 구성되어 있다. 2개의 섬은 각각 다리로 주도와 연결된다. 홍콩과 인접한 마카오는 1553년 포르투갈 사람들이 첫발을 들여놓은 후 1999년 1국 2체제의 중국으로 귀속되기까지 사연 많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실제로 마카오의 명동 알메이다 리베로 지역을 비롯하여 시내 곳곳엔 동서양문화가 혼재된 건물들이 즐비하다. 세나도광장의 보도블록은 청백이 조화된 독특한 물결무늬다. 이 광장의 주인은 중국사람들과 포르투갈인,그리고 낮선 이방인. 마치 인종전시장을 방불케한다. # 카지노 천국 외지인뿐만 아니라 마카오사람들도 도박을 즐긴다. 그래서 카지노는 대낮에도 문전성시다. 호텔 리스보아(葡京酒店)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호텔에 카지노가 있다. 20대초반의 대학생부터 80대 촌로까지 수백불짜리 칩을 들고 있다. 그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다. 관광객들 처럼 한순간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오늘 아니면 내일이 있다는 식으로 느긋하게 즐기는 것 같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경견(競犬). 앞선 토끼를 쫓는 개들이 마치 쏜살같다. 경마보다 박진감은 덜하지만 승부가 빠르게 결정난다. 도박이 일상화되어 있는 마카오만의 이색적인 단면이다. # 볼거리 먹거리 마카오에는 어림잡아 14개의 박물관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카오박물관,와인박물관,해사박물관. 마카오박물관에는 포르투갈인과 원주민들이 공존공생하는 생활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곳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곳은 마카오타워. 높이 3백38m의 이 탑은 마카오가 현대적인 문명과 함께 꿈틀거리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발밑이 아찔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성바오로성당은 마카오의 상징. 현재 뒷부분은 허물어지고 정면과 계단만 남아 있다. 화려한 도금의 부처상이 있는 관음당,콜로안섬에 있는 흑사(黑沙)해변,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절로 추정되는 마각묘 등도 독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관광객들에게 빼놓을수 없는 것이 먹거리. 이곳의 먹거리는 인종 만큼 다양하다. 중국 요리의 진수인 광둥요리,태국 인도 요리,그리고 포르투갈식 요리가 혀끝을 자극한다. 만다린 오리엔탈호텔의 중식당을 비롯한 대형음식점의 딤섬 맛이 일품이다. 땀따라는 전통식과자는 서울의 강남지역에서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맥주를 마시려면 관음상주변의 해변 카페가 제격이다. 마카오=전장석 기자 saka@hankyung.com [ 여행수첩 ] 마카오의 정식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 행정특별 자치구. 인구 45만에 서울 종로구 면적 만하다. 공식어는 중국어와 포루투갈어. 화폐 단위는 파타카. 1파타카는 1백70원 정도. 홍콩달러도 거래된다. 관광객은 홍콩달러를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파타카는 국내에서 환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 보다 1시간 늦다. 페리로 1시간 거리에 홍콩이 있다. 만다린오리엔탈호텔,웨스틴리조트 등이 괜찮다. 자유여행사(02-3455-0005)는 26일까지 마카오 전세기 상품을 판매한다. 홍콩.마카오 4일,홍콩.심천 4일,홍콩.마카오.심천 5일 49만9천~59만9천원. 마카오관광청 (02)778-4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