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 티켓을 위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배드민턴 한국선수단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31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계속된 대회 3일째 32강전 경기도중 부상선수가 속출해 잇따라 기권하는 등 아테네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대회 남자복식에서 1번 시드를 받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김동문-하태권(이상 삼성전기)조는 이날 인도네시아의 알벤-루루크조와 경기도중 기권했다. 전날 훈련을 하다 허리를 삐긋 다친 하태권은 1세트를 7-15로 진 뒤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2세트를 포기,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2번 시드의 이동수-유용성(이상 삼성전기)조는 유용성의 왼쪽 손목 상태가 악화대 경기에 출전조차 못하고 기권했다. 남자복식에서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힘 한번써 보지 못하고 물러나 내년 아테네올림픽에도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여자 단식의 간판 김경란(대교눈높이)은 경기도중 심각한 무릎 부상을 입어 장기간 재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란은 포파트(인도네시아)와의 32강전에서 점프 스매싱을 하고 떨어지다 무릎을 크게 다쳤다. 경기를 포기하고 현지 병원에서 진찰을 받은 김경란은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귀국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지만 장시간 재활이 요구돼아테네올림픽 출전마저도 불투명해졌다. 대표팀 김중수 감독은 "갑자기 부상선수들이 속출해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상태"라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간판선수들의 부상속에 남자단식과 혼합복식 등에서는 16강에 올랐다. 남자단식의 희망 이현일(김천시청)은 필리핀의 아순시온을 2-0(15-7 15-4)으로가볍게 제쳤고 손승모(밀양시청)도 우크라이나의 드르첸코에 2-1(8-15 15-11 15-1)로 역전승하고 16강에 올랐다. 그러나 박태상(삼성전기)은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시아수엔저에게 0-2(5-15 13-15)로 져 탈락했다. 남자복식의 김용현(당진군청)-임방언(상무)조는 선배들의 부상속에도 16강에 진출했고 여자복식의 라경민(대교눈높이)-이경원(삼성전기)조, 황유미(한체대)-이효정(삼성전기)조도 16강에 합류했다. 여자단식의 전재연(한체대)은 대만의 후앙치아치에 2-1(5-11 11-1 11-8)로 역전승했고 혼합복식의 김용현-이효정도 16강에 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