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의 `코리언 열풍`은 프랑스에서도 전혀 식지 않았다.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골프장(파72. 6천91야드)에서 막을내린 LPGA 투어 에비앙마스터스(총상금 210만달러)에서 한희원(25.휠라코리아), 박세리(26.CJ), 강수연(27.아스트라) 등 3명의 한국선수가 톱10에 입상했다. 박지은(24.나이키골프)도 맹타를 휘두르며 공동17위, 장정(23)이 공동21위에 오르는 등 한국선수들이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불혹을 훌쩍 넘긴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43.미국)가 21언더파 267타로 선두를지켜 올시즌 2승째, 통산 30승을 달성한 가운데 한희원은 15언더파 273타로 6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라 지난주 우승에 이은 초강세를 이어갔다. 잉스터가 친 21언더파 267타는 지난해 아니카 소렌스탐이 세운 대회 최소타 기록(269타)보다 2타 적은 새 기록. 지난주 사이베이스 빅애플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한희원은 비록우승컵은 놓쳤지만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도 고공비행을 이어가며 명실상부한 강자 대열에 들어섰음을 알렸다. 첫 우승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2라운드부터 선두권에 합류한 한희원은 잉스터,로지 존스(44.미국) 등 백전노장들의 뚝심에 맞서 후회없는 우승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전날 버디를 9개나 터뜨렸던 한희원의 뜨거운 샷 감각은 최종일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한희원은 전반 10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2개씩을 주고받아 1타도 줄이지 못했고그 사이 차곡차곡 4타를 줄인 잉스터는 6타 차로 훌쩍 달아나 독주 체제를 굳혔다. 퍼트가 좋지 않았지만 아이언샷 만큼은 정교했던 한희원은 14번홀과 17번홀(이상 파3), 18번홀(파5)에서 3개의 버디를 추가하며 이날 부진했던 존스를 따돌리고단독 2위를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또 석달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박세리도 이날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5타를 줄여 3-4위권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순항했다. 그러나 전반 홀을 정확히 찾아 들어가던 퍼트가 갑작스레 난조를 보이면서 후반시작과 함께 10번부터 12번홀까지 3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또 컵을 살짝살짝 빗겨가는 퍼트때문에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애를 태우던박세리는 16번홀(파4)에서 3m 버디퍼트를 놓치면서 3퍼트로 보기를 추가했지만 막판 17-18번홀에서 1타씩을 줄여 버디 7개, 보기 4개로 6위(277타)에 그쳤다. 바닥권과 선두권을 오가며 부침을 거듭했던 강수연도 이틀째 `노보기' 행진을이어가며 이날 버디 6개를 추가, 279타로 공동9위에 오르며 올시즌 톱10 횟수를 4회로 늘렸다. 그러나 박지은은 맹타를 뿜어내며 한때 톱10에 진입했으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공동17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은은 전반에만 무려 5개의 버디를 쓸어담고 9번홀(파5)에서는 이글까지 잡아내며 리더보드 상단을 향해 수직이동했다. 또 후반 1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어진 12번홀과 13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 이때까지 8타를 줄이며 코스레코드 수립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박지은은 18번홀에서 두번째샷이 그린앞 해저드 경계에 떨어졌고 3번째샷을 시도했으나 볼이 전진하지 못한 채 물속으로 들어가 벌타를 받는 불운이 겹쳐더블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이날 버디 6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인 장정이 283타 공동21위, 김미현(26.KTF)은 2타를 줄이면서 288타 공동3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편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던 디펜딩챔피언 소렌스탐은 이날 3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박지은과 나란히 17위에 그쳤다. (에비앙레뱅=연합뉴스) 문정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