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원(25.휠라코리아)은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와LPGA 투어에서 차례로 신인왕을 차지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9살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한희원은 주니어 시절 줄잡아 40개가 넘는 우승컵을 쓸어담은 유망주였다. 한희원이 주니어 시절 정상에 오른 대회 가운데 91년 옵티미스트 월드주니어챔피언십, 94년 테평양-아시아아마추어선수권대회, 95년 오렌지볼월드주니어대회, 그라고 96년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타이틀이 수두룩하다. 국가대표로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98년 프로로 전향한 한희원은 한국여자프로골프 회장컵오픈에서 정일미와 연장접전 끝에 첫 우승을 따내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 박세리, 김미현 등 선배들이 미국으로 진출한 것과 달리 한희원은 일본을 첫 해외 무대로 선택했다. 99년 일본무대에서 나선 한희원은 신인으로서 2차례 우승하면서 그해 신인왕에올랐고 이듬해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 공동27위에 올라 조건부 출전권자로2001년 또 다시 신인으로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그러나 LPGA 투어 신인 생활은 생각보다 힘겨웠다. 풀시드가 없는 한희원은 좀체 출전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지자 대회마다 월요예선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쳐야했다. 대회마다 50여명이 넘는 '대기 선수'들이 출전, 18홀을 돌아 상위 2명에게 출전권을 주는 월요예선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격'이었지만 한희원은11차례 월요예선에서 7차례나 합격하는 경이적 기록을 남겼다. '먼데이 퀸'이라는 다소 서글픈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였다. 그러나 한희원은24개 대회에 출전해 18차례 컷을 통과하며 13만1천669달러의 상금을 모아 신인왕에뽑히는 영예를 누렸다. 풀시들 확보한 2002년 한희원은 27차례 대회에서 단 3차례만 컷오프에 걸렸을뿐 준우승 3차례 등 모두 7차례 '톱10'에 입상하며 61만2천747달러의 상금으로 랭킹1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LPGA 투어 진출을 앞두고 휠라코리아와 3년간 10억원을 지원받는 특급 후원 계약을 따낸 것이 한희원이 미국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휠라코리아는 올해부터 직원 1명을 미국에 파견, 한희원의 투어 생활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한편 한희원은 프로야구 두산의 선발투수 손혁(29)와 7년전부터 사귀고 있다고 밝혀 '스포츠 커플'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