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 켈리(미국)가 브리티시오픈골프 첫날 1번홀(파4)에서 무려 11타만에 홀아웃, 대회 사상 1번홀 최다타기록을 세우는 망신을 당했다. 지금까지 브리티시오픈에서 1번홀 최다타수 기록은 지난 83년 로열버크데일에서 열렸던 대회에서 보비 클램펫이 친 8타. 타이거 우즈(미국)가 볼을 잃어버려 트리플보기를 범한 이 홀에서 켈리는 볼을 찾고도 이같은 엄청난 타수를 기록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켈리의 '재앙'은 티샷 실수에서 시작됐다. 왼쪽 깊은 러프에 빠진 볼을 힘껏 쳐냈지만 볼은 겨우 3m 가량 전진했을 뿐 러프 탈출에 실패했다. 세번째 샷은 생크가 나면서 페어웨이를 가로 질러 반대편 러프에 빠져버렸고 이때부터 켈리는 끔찍한 고난을 시작했다. 무려 4차례 클럽을 휘둘렀지만 볼은 러프 속에 박혀 요지부동이었다. 7타를 허비한 뒤 켈리는 '언플레이블'을 선언, 1벌타를 받고 두 클럽 거리에 볼을 드롭하고 9번째 샷을 그린을 향해 날렸지만 맥이 풀릴대로 풀린 샷이 제대로 맞을 턱이 없었다. 그린을 훌쩍 넘긴 켈리는 칩샷으로 홀 7.6m 지점에 떨궈 12타를 칠 위기에 몰렸으나 그나마 롱퍼트가 홀에 빨려 들어가면서 11타로 홀을 마감할 수 있었다. 갤러리들은 우레같은 박수로 '지옥'을 탈출한 켈리를 격려했지만 악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악전고투 끝에 경기를 계속하던 켈리는 17번홀(파4)에서 두터운 잔디 밑둥을 잘못 치는 바람에 손가락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15오버파 86타로 1라운드를 마친 켈리는 결국 경기를 포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