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출전의 쾌거를 이룬 한국여자축구 대표팀의 본선 대진이 '산너머 산'의 험난한 가시밭길로 짜여졌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실시된 2003미국여자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올림픽챔피언 노르웨이, 남미 최강 브라질, 유럽의 강호 프랑스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세계랭킹 2위와 6위인 노르웨이와 브라질에는 객관적 전력상 절대 열세를 보일 수밖에 없고 그나마 월드컵 본선 경험이 없는 프랑스(세계 9위)를 상대로 첫 승을 노려볼 만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는 그러나 한국이 지난달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 수준의 중국, 북한과 선전을 펼치고 일본을 처음 제압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한국은 2001년 베이징 하계유니버시아드 3.4위전에서 4-3으로 승리한 기억을 갖고 있는 프랑스를 1승의 제물로 설정했다. 내달 24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는 프랑스는 유럽선수권대회에서 한번도 준결승까지 진출한 적이 없는데다 올초 중국에도 0-3으로 완패해 충분히 겨뤄볼 만한 상대로 예상된다. 프랑스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리그 올해의 선수로 뽑힌 골잡이 마르네트 피숑이 위력적이고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덴마크와 잉글랜드를 연파, 상승세를 탔다는 점이 무섭다. 브라질은 99년 미국월드컵 공동 득점왕인 36세의 노장 시시의 골 결정력이 눈에 띄게 쇠퇴했지만 지난해 세계청소년대회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마르타 등 신진들이 눈부시게 성장해 여전히 최정상급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2001년 토토컵 국제대회에서 브라질을 3-1로 격파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2진 이하의 팀이어서 대표팀과 비교하기는 무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95년 스웨덴월드컵 우승 팀 노르웨이는 세계 최강 미국에 4연승을 거둔 적이 있을 만큼 막강한 전력으로 한마디로 힘에 부치는 상대다. 브라질과 조 1위를 다툴 것으로 보이는 노르웨이는 주장 겸 플레이메이커인 헤게 리세가 부상 중이지만 다니 멜그렌, 운니 렌 등 공격진이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다. 한국은 올초 호주 국제대회에서 플레이스타일이 비슷한 스웨덴에 0-8로 대패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A조'에 편성된 북한도 험난한 앞길이 예상된다. 북한은 99년 월드컵에서 미국에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