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순위가 승률제에서 다승제로 바뀌면서 각 구단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치고 돌입할 후반기 페넌트레이스 운용의 묘수찾기에 벌써부터 분주하다. 다승제는 치른 경기수와 관계없이 1승이라도 많은 팀이 상위 순위에 오르는 방식. 이 때문에 경기수가 많은 팀은 승률이 낮아도 상위 순위에 올라 있고 승률이 높아도 경기수가 적은 팀은 중위권으로 처져 있다. 현대(48승28패2무)와 SK(48승31패2무)는 전반기를 1, 2위로 마쳤지만 3위 삼성(46승25패2무)에 앞선 이유가 오로지 경기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비로 인해 상당수 경기가 순연되면서 전반기에 고작 73경기밖에 치르지않아 SK(81경기), 현대(78경기)에 비해 다승제 순위에서는 밀릴 수 밖에 없었다. 현대와 SK가 1, 2위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섣불리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올들어 0.648의 승률을 올린 삼성이 SK와 같은 81경기를 치렀다면 51승을 따낼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은 비록 3위로 밀려나 있지만 현재 페이스만 지켜간다면 모든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할 경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소 느긋하다. 다른 팀들보다 잔여경기가 많아 후반기들어 비교적 빡빡하게 경기를 치러야한다는 점은 부담이지만 막판에는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팀들이 전반기처럼 총력전을펼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수월하게 승수를 쌓을 수도 있다. 한편 공교롭게도 지난 1월 감독자회의에서 '다승제 변경'을 가장 목소리 높여외친 당사자가 바로 삼성 김응용 감독으로 알려져 있어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6승33패2무의 기아 역시 4위 LG(38승37패2무)에 이어 5위로 처져 겉으로는 한숨 뿐이지만 불안한 쪽은 오히려 LG다. 개막 이전 기대치에 비해 순위가 많이 처져있긴 하지만 기아는 현재 승률대로 LG와 같은 77경기를 치렀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39승은 가능하기 때문에 4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기아는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71경기만 치렀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얼마나 승수를 챙기느냐에 따라 순위도 그만큼 수직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과 기아를 뒤에 두고 있는 현대와 SK, LG 등은 겉으로는 웃고 있는듯 하지만 언제 따라잡힐지 몰라 오히려 불안감이 더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