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드 미사일' 마크 필리포시스(26.호주)와 '스위스의 간판스타' 로저 페더러(21)가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패권을 다툰다. 필리포시스는 4일(한국시간) 밤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13번 시드의 세바스티앙 그로장(프랑스)을 1시간 56분만에 3-0(7-6 6-3 6-3)으로 꺾었다. 4회전에서 세계랭킹 1위 앤드리 애거시(미국)를 누르는 등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던 필리포시스는 이로써 8차례의 도전 끝에 난생 처음으로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3번이나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무릎 부상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필리포시스가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98년 US오픈(당시 준우승)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필리포시스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통산 9번 우승컵을 안았으나 2001년 2월 크로거세인트주드 우승 이후 2년째 무관에 머물고 있는데다 메이저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승부의 분수령인 1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그로장의 범실에 편승, 첫판을 따낸필리포시스는 강력한 서비스에 이은 발리, 정교한 그라운드스트로크 등 3박자의 조화 속에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애거시와의 4회전에서 뿜어낸 46개를 비롯해 4강전까지 모두 153개의 서비스에이스를 상대 코트에 꽂았던 필리포시스는 이날도 최고 210km의 강서비스를 구사하며11개를 추가하는 등 서비스 달인의 면모를 마음껏 과시했다. 필리포시스는 "오늘은 발리가 좋았다"고 평가한 뒤 "그로장의 컨디션이 최고조가 아니어서 내가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포시스는 이날 승리로 팽팽했던 그로장과의 역대 전적에서 4승3패로 앞서게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 4번 시드의 페더러도 '광서버'로 소문난 앤디 로딕(미국.5번 시드)을 1시간 43분만에 3-0(7-6 6-3 6-3)으로 따돌리고 역시 처음으로 결승티켓을 안았다. 대회 직전 잔디코트인 게리웨버오픈에서 우승, 첫 메이저 타이틀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했던 페더러는 역시 로딕의 천적이었다. 종전까지 로딕과 3번 격돌, 모두 승리했던 페더러는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접전끝에 따낸 데 이어 여세를 몰아 2세트도 6-3으로 승리, 로딕의 추격의지에 쐐기를박았다. 준결승을 앞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던 페더러는 속도에서는 뒤졌지만로딕(4개)보다 4배 이상 많은 17개의 서비스에이스를 작렬하는 등 시종 우세한 경기를 벌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