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언니,깃대까지 1백야드 맞아?" 친 볼이 턱없이 짧거나 그린을 오버했을때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 속에는 '나는 정확히 쳤는데 거리를 잘못 알려주었다''거리표시가 잘못되지 않았는가'는 뜻이 함유돼 있다. 과연 그런가. 아마추어 골퍼들이 특정클럽으로 내는 거리는 매번 일정하지 않다. 그들의 샷이 '1백%의 일관성'을 지니지 못한 이유는 이렇다. ◆전략 7번아이언이 1백40야드 나간다고 하면 아마추어들의 경우 대부분은 가장 잘 맞을때가 기준이 된다. 열번 쳐서 한두번 1백40야드가 나가고,나머지는 그 이하로 나가더라도 골퍼들은 '7번=1백40야드'로 인식한다. 그런데 이같은 거리는 연습장에서는 비교적 일정하게 나올지 몰라도 코스에 나가면 들쭉날쭉해지게 마련이다. 첫째 요소는 '라이'다. 라이가 좋으면 볼과 클럽헤드가 견실하게 접촉할 확률이 높고 그러면 제거리가 날 가능성이 크다. 파3홀에서는 반드시 티업하고 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볼이 디보트홀에 빠지는 등 라이가 나쁘면 평소 거리보다 짧게 나갈 것이다. 둘째는 '러프'다. 러프라도 볼이 잘 보이고 치는데 지장이 없다면 페어웨이에서와 같은 거리가 난다. 경우에 따라선 풀이 볼과 페이스 사이에 끼여 톱스핀을 야기하는 '플라이어(flyer) 현상'으로 평상시보다 더 멀리 나갈 수 있다. 그 반면 깊은 러프에서는 탈출조차 힘들때가 많고,탈출하더라도 50∼1백m 전진하는데 그칠 수 있다. 셋째는 '경사지' 유무다. 볼이 오르막에 놓이면 상대적으로 많이 떠서 거리가 줄어들고 내리막이면 볼은 낮게 깔려 더 멀리 갈 수 있다. 발끝오르막이면 클럽을 짧게 쥐어야 하므로 거리가 덜 난다. 넷째는 '날씨'다. 비가 오거나 습기가 많은 날에는 맑은 날보다 볼이 덜 나간다. 또 날씨가 더우면 공기밀도가 낮아져 추울때보다 볼은 상대적으로 멀리 나간다. 다섯째는 '코스 상태'다. 페어웨이나 그린이 단단하게 조성돼 있으면 같은 클럽으로 쳤어도 굴러가는 거리가 많아 전체거리는 늘어날 것이다. 그 반면 그린잔디가 길거나 페어웨이가 축축하면 '롤'이 적어진다. 여섯째는 골퍼들의 '당일 컨디션'다. 볼이 스윗스폿에 착착 맞는 날에는 제거리가 나게 마련이지만 컨디션이 나쁠때는 빗맞는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멘털 포커스 특정클럽의 제거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캐디나 말뚝 탓을 하면 그 피해는 골퍼에게 돌아온다. 그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는지 곰곰 따져보는 것이 또다른 실수를 막는 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