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만에 이뤄진 성대결에서 컷오프의 벽까지 뛰어넘을 수 있을까." 세기의 골프 성(性)대결 첫 발을 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이번 대회 목표로 정한 컷 통과를 이뤄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스로 "만족할만하다"고 평가한 첫날 소렌스탐의 성적은 1오버파 71타. 현재 순위로만 본다면 전체 111명의 출전자 중 공동73위권에 머물러 있는 소렌스탐의 3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 대략 70명 정도를 추려낼 2라운드에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로 타수를 줄이지못할 경우 탈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날 소렌스탐이 나름대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드라이버로 티샷한 9개홀 가운데 단 1개홀만 페어웨이를 벗어나 93%의 적중률로 공동 선두에 올랐고 18개홀 가운데 14개홀에서 그린을 적중시켜 이 부문 역시 공동 11위에 올랐던 정교한 샷. 또 전날까지 내린 비로 그린이 젖어 있었던 점도 소렌스탐에게 이롭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PGA 투어 선수들 대부분이 코스 컨디션을 파악한 2라운드부터 공격적인플레이를 펼치면서 타수 줄이기에 주력하는 데다 그린이 말라가면서 소렌스탐이 이처럼 정교한 `컴퓨터 샷'을 구사할 수 있는 지는 미지수다. 그린이 말라가는 마당에 LPGA 투어 보다 훨씬 긴 코스에서 평소 잡아왔던 쇼트아이언이나 웨지 대신 긴 클럽으로 플레이해야 해 1라운드에서 처럼 과감하게 볼을치기가 어려워진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43분 2라운드를 시작할 소렌스탐이 결국 티샷 비거리는다소 늘어날 지 모르지만 볼 구르기가 빨라지는 그린을 제대로 공략하기는 갈수록힘들어 파세이브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퍼트 역시 전날과 달리 마른 그린에서 소렌스탐이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다. 소렌스탐은 첫라운드에서 3퍼팅을 피하기 위해 다소 소극적으로 볼을 굴리다가오히려 타수를 늘렸고 결국 33개의 퍼팅으로 최하위권인 106위에 머물렀다. 특히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 보니 10번홀(파4)에서는 5.1m, 15번홀(파4)에서는5.7m, 3번홀(파3)에서는 4m거리에 있었던 버디 기회를 2퍼트로 마감하고 말았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1라운드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린 소렌스탐이 집중력을 유지하면서도 긴장감을 털어내고 경기에 몰두한다면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다. 스코어에 신경쓰지 않겠다면서도 "컷은 통과하고 싶다"고 밝힌 소렌스탐이 그뜻을 이뤄 골프 성대결 역사에 성공적인 한 페이지를 쓰게될 지 전세계 골프팬들이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