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이 이번주 남자골프대회인 미국 PGA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총상금 5백만달러)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2·길이 7천80야드)에서 한국시간으로 22일 밤 개막해 나흘간 펼쳐진다. 타이거 우즈,어니 엘스 등 '톱랭커'들은 불참하지만 세계랭킹 4위 필 미켈슨(33·미국)을 필두로 6위 데이비드 톰스(36·미국),11위 세르히오 가르시아(23·스페인),지난해 챔피언 닉 프라이스(46·짐바브웨) 등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다. 지난 45년 베이브 자하리스 이후 58년 만의 '성(性) 대결장'이 될 이번 대회에서 과연 소렌스탐이 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소렌스탐 자신은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미 PGA투어 프로와 골프전문가들의 반응은 차갑다. 비제이 싱은 나중에 말을 번복하기는 했으나 지난주 "소렌스탐은 커트도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우즈도 "소렌스탐이 4∼5개 대회는 출전해 보아야 제 실력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첫 대회에서 커트 통과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박세리도 "생각보다 좋지 않게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도 커트 통과에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강욱순 프로는 "그린 세팅이 남자대회와 여자대회는 차이가 많다.소렌스탐이 남자선수들처럼 볼을 그린에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동반자들과의 기(氣)싸움도 소렌스탐에게는 버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남자프로들이 소렌스탐과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으면서 신경을 거스를 경우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샷이 망가질 수도 있다. 심적 부담감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지난해 미 LPGA투어 11승,유럽투어 2승 등 총 13승을 거두며 자신감이 충만했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소렌스탐은 올 시즌 박세리의 거센 추격에 휘말리며 미 투어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샷이 예전보다 무뎌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남자대회 출전에 대비해 거리는 늘어났지만 퍼트 등 쇼트게임은 나빠졌다는 평가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경우 닥쳐올 자신감 상실 등을 고려해야 하는 소렌스탐으로서는 최악의 조건에서 대회를 치러야 할 형편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