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기량의 선수에게 국내무대는 좁았다. 2003년 미국LPGA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세리(26·CJ·테일러메이드)는 시차·코스 적응면에서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 MBC X캔버스여자오픈(총상금 1억5천만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박세리는 18일 88CC 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백4타를 기록,아마추어 국가대표 지은희(16·가평종고2)를 3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상금은 2천7백만원. 박세리가 지난 98년 미LPGA투어 진출 후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기는 처음이다. 또 97서울여자오픈 이후 6년만의 국내대회 우승이다. 박세리는 이로써 국내 오픈대회에서 아마추어시절 6승,프로전향 후 7승 등 총 13승을 올렸다. 미국투어까지 합할 경우 통산 33승째다. 첫날 선두와 2타차 공동 2위였던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잡으며 4타차 선두로 나서면서 이미 우승이 예견됐다. 2위권과의 타수차가 벌어진 데다 추격자들중에서 박세리를 꺾고 역전할수 있는 면면을 찾아볼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심하고 우승을 노린듯 박세리는 최종일에도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시작 후 1∼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2위권 선수들을 5∼6타차로 앞서나가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세리는 5번홀(파4)에서 티샷이 OB가 났으나 보기로 막으며 2위권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았다. 갤러리들이나 골프팬들은 박세리의 우승을 기정사실화한채 그녀가 구사하는 스윙을 감상했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5개 보기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지은희는 14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홀인시키며 이글을 잡아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다. 지은희는 합계 9언더파 2백7타로 시즌개막전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 이어 2개대회 연속 2위를 차지하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박소영(27·하이트)은 7언더파 2백9타로 3위에 올랐다. 시즌 상금랭킹1위 정일미(31·한솔)는 최종일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를 치며 합계 5언더파 2백11타로 6위까지 치솟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