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은 이맘 때쯤이면 스코어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된다. 보기플레이어라면 80타대를,80타대 초·중반을 치는 골퍼라면 '싱글 핸디캡'을 그려보는 것이다. 그러나 골프스코어는 원한다고 해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기량이상의 스코어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깃대까지 1백50m 이상이 남았고 그린주변에 벙커가 있는데도 단번에 목표를 겨냥하는 것이 흔히 볼 수 있는 '분수에 넘친 샷'이다. 지나간 라운드를 반추해 보라. 이런 경우 성공률이 얼마나 되었는지를. 성공한 경우는 열번 중 두세번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볼이 트러블에 빠져 보기도 못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보기플레이어의 경우 6번아이언 거리 정도까지만 깃대를 직접 겨냥하고 그 이상의 거리가 남으면 '우회'(레이업) 하는 것이 스코어 관리면에서 더 낫다. 올 봄엔 유난히 비가 잦다. 웬만한 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라운드를 하는 강심장은 그렇다하더라도,우중에도 맑은 날과 같은 자세로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중에는 모든 샷 거리가 짧아진다. 그걸 감안해 전략을 짜야 한다. 정규타수에 1타를 더해 온그린을 시킨다는(이를테면 파4홀에서는 3온) 작전이 무리하게 곧바로 그린을 노리는 작전보다 보기(또는 파)를 할 확률이 더 높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