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치고, 당겨치고...'. 시즌 초반 고개 숙였던 이승엽(삼성)이 방망이가 완연하게 되살아났다. 이승엽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 1회 좌측 담장을넘어가는 선제 2점홈런에 이어 3회 우월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시즌 6호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SK전 9회 마지막 타석에서 터뜨린 역전 3점홈런부터 3연타석 홈런으로 팀 동료 마해영을 제치고 어느새 홈런더비 단독선두로 나섰다.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왕 이승엽은 올시즌 개막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상큼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원인모를 슬럼프에 빠져 방망이가 흐느적거렸다. 타격시 몸이 앞으로 쏠리고 오른쪽 어깨가 먼저 열리는 단점까지 노출돼 지난주까지 타율이 1할대를 맴돌기도 했다. 해외전지훈련기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참가하느라 훈련이 부족했던 이승엽은자신의 슬럼프에 대해 여러가지 주변의 의견이 있었지만 정작 본인이나 삼성 벤치는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원래 타격이란 시즌내내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분야다. 타격 감각은 수시로 상.하향 곡선을 반복하기 때문에 시일이 지나면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승엽의 방망이는 `예비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기아와의 3연전첫 머리에서 화끈하게 불을 뿜었다. 올시즌 2강으로 꼽히는 삼성과 기아는 올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확률이가능 높은 팀들이다. 때문에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김응용 삼성 감독이나 김성한 기아 감독 모두 기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승엽은 그런 경기에서 기아의 제1선발 리오스를 상대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려스타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승엽은 경기 뒤 "오늘에야 타격 감을 찾은 것 같다. 개막 다음날부터 계속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완전하지는 않지만 감각이 되살아난 것 같다. 이제 타율을 좀더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