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TG가 열세라던 예상을 깨고 적지에서 먼저 1승을 확보했다. TG는 3일 대구에서 열린 2002-2003 Anycall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데이비드 잭슨(29점.3점슛4개)의 소나기슛에 힘입어 정규시즌 1위팀 대구 동양을 74-72, 2점차로 꺾었다. 이로써 TG는 올 시즌 챔피언을 향해 기분좋은 첫 발걸음을 뗀 반면 동양은 2연패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TG는 4강전에서 5차전까지 치른 탓에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동양에 비해 체력에서 밀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 내내 파이팅이 넘쳤다. 특히 TG의 주포 잭슨과 김주성(18점.11리바운드)은 4쿼터 내내 단 1분도 쉬지 않고 코트를 누비며 잇따라 슛을 터뜨렸다. 경기 초반은 힘좋은 센터 얼 아이크(16점.10리바운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마르커스 힉스(26점.12리바운드)를 전면배치한 동양의 근소한 우세. 동양은 아이크가 상대 센터 리온 데릭스의 수비를 뚫으면서 착실히 득점, 1쿼터를 25-20으로 앞서 나갔다. 2쿼터 들어 양경민(12점.3점슛 4개)의 3점포로 TG가 잠시 경기를 뒤집었지만 연속 8점을 포함해 10점을 뽑아낸 힉스의 원맨쇼로 동양은 3점차 리드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TG는 잭슨의 골밑 돌파와 중장거리를 가리지 않는 고감도 슈팅으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리드를 주고 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지던 승부는 4쿼터 들어서도 좀체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힉스의 고난도 훅슛이 터지면 잭슨이 빠른 돌파로 버텼고 김승현(13점.3점슛3개.6어시스트)의 3점포가 작렬하면 TG는 양경민이 역시 3점슛으로 응수했다.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던 종료 1분39초전 김승현이 전광석화같이 205㎝의 장신데릭스를 앞에 두고 레이업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1분7초전 이번에는 207㎝의 김주성의 블록을 절묘하게 피하며 또다시 레이업슛으로 득점을 올리며 72-69로 달아나자 경기는 동양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날 야투 성공률 44%로 유난히 슛감각이 좋았던 잭슨이 TG의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종료 1분전 빠른 슈팅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3점포를 꽂아넣어 72-72, 동점을 만든 잭슨은 이어진 마지막 공격에서 공격제한시간이 2초밖에 남지 않은 절대절명의 상황에서 허재(6점)의 패스를 그대로 골로 연결시켰다. '농구 9단' 허재의 '수읽기'와 잭슨의 재치있는 플레이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12.6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나선 동양은 역전 3점포를 노렸으나 TG의 필사적 수비에 가로 막혀 슛 다운 슛도 던져 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동양은 믿었던 외곽슈터 김병철(5점)이 전반내내 무득점으로 침묵한 것이 뼈아팠다. 양팀은 오는 5일 오후3시 대구에서 2차전을 벌인다. (대구=연합뉴스) 권 훈.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