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잠수함'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2003 미국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나선다. 올 시즌 자신의 희망대로 마무리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김병현은 5일(이하 한국시간)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선발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게 된다. 지난달 7차례의 시범경기에 등판한 김병현은 27이닝을 던져 11실점(9자책)하며 방어율 3.00을 기록,대체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부터는 한치의 양보 없는 정규시즌에서 시험대에 오른 것. 마무리 자리를 매트 맨타이에게 넘겨주고 선발 로테이션에 뛰어들었지만 김병현이 부진하다면 자칫 마무리도 선발도 아닌 중간계투요원으로 전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김병현은 이날 경기에서 기복이 심했던 제구력을 안정시켜 코칭 스태프에게 확실한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김병현이 상대할 콜로라도는 지난 2000년 9월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 선발 등판했을 때 패배를 안겨준 팀. 당시 김병현은 제2선발 토드 스톨트마이어가 어깨 수술을 받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선발로 나서게 됐고 홈런 2방을 얻어맞으며 4실점한 뒤 3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5일 대결에서 김병현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는 토드 헬튼이다. 헬튼은 3년 전 경기에서도 김병현으로부터 홈런을 뽑아냈고 98년부터 5년 연속 3할대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강타자다. 또한 올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이적해온 호세 에르난데스를 비롯해 래리 워커 등이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안타를 뽑아내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