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칭:골프전문지도자 박정호 ]



(이홍렬)"난리가 났습니다."


(박 프로)"뭐가요?"


(이홍렬)"3년 전에 나에게 골프를 가르쳐 주었던 친구 있잖아요.


왼팔을 쭉 펴고 쳐도 잘만 맞는다는 친구가 드디어 이 글을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했어요."


(박 프로)"다행이군요.


과학적인 분석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스윙을 찾는 것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이홍렬)"오늘은 어떤 '난리'를 진정시킬 것인가요?"


(박 프로)"이홍렬씨는 '헤드업'을 안하려고 너무 신경을 쓰고 있어요.


지나치게 머리를 고정시키려고 하지 마세요.


머리는 '조금' 움직여도 괜찮습니다."


(이홍렬)"아니,머리를 움직여도 된다는 말인가요.


3년 내내 헤드업하지 말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도록 들었는데.골프장 가면 캐디들도 조금 잘못 치면 바로 '머리 들지 마세요'라고 얼마나 야속하게 잔소리 하는데…"


(박 프로)"대다수 아마추어들이 머리를 고정하려는 것 때문에 골프스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홍렬)"그럼 왜 머리를 움직여도 된다는 겁니까?"


(박 프로)"의식적으로 머리를 고정하면 체중 이동이 불가능해집니다.


왼팔이 턱 밑으로 들어가고 머리는 체중 이동을 방해하는 역동작을 만들게 됩니다.


또 스윙과정에서 머리를 고정시키면 경추와 척추에 무리가 오고 뇌로 연결되는 혈관에 압력이 가해집니다.


머리의 반 정도는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게 좋습니다."


(이홍렬)"머리를 완전히 고정하려고 하면 안되는군요."


(박 프로)"그렇습니다.


특히 백스윙할 때 상당히 거북합니다.


머리가 임팩트 때 볼보다 뒤에 있어야 하지만 백스윙에서부터 머리를 꽉 잡아 놓았기 때문에 '리버스 피봇'(머리가 왼쪽에 남으면서 체중도 왼발 쪽에 많이 실려 있는 역동작)이 생기고 왼어깨도 처지게 되는 겁니다.


상체 회전이 위축되고 스윙도 작아져 이를 만회하려는 동작들이 자꾸 생겨나게 됩니다."


(이홍렬)"머리를 움직이라고 하니까 후배 신동엽씨가 실제로 겪었다는 일이 생각나네요.


한 번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떠들다 보니 앞팀의 한 골퍼가 티샷을 하다 말고 뒤로 고개를 홱 돌리며 째려보더래요.


그런데 그 다음 홀에서 동엽씨가 깜빡 잊고 또 떠들었대요.


그랬더니 그 분이 다시 고개를 홱 돌리며 째려보더래요.


동엽씨는 '죄송하다'며 연신 사과했고 다음 홀에서 조용히 있었대요.


그런데 그 분이 또 고개를 홱 돌리더니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알고보니 그 사람 티샷할 때 버릇이었다지 뭐예요."


(박 프로)"아무튼 지나치게 머리를 잡아두려고 하지 마세요.


머리는 위아래로 움직이면 문제가 되지만,옆으로 조금 움직이는 것은 큰 상관이 없습니다."


정리=한은구 강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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