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컬링이 제21회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이 현지에서 스키점프에 이은 또하나의 기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캐나다, 스위스 등 세계 최강이 모두 출전해 컬링 역사가 10년도채 안되는 한국이 메달권에 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기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남자 컬링팀은 23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영국을 3,4위 전에서 6-4로 격파하면서 국제규모 종합대회 사상 첫 메달을 획득, 한국 컬링을 전세계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여자팀의 경우도 비록 4강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강과 상대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선보여 다음달 열리는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의 메달권 진입 전망을밝게했다. 사실 한국 컬링의 경우 국내에 전용경기장이 하나도 없고 국가적 지원조차 전무해 선수들이 자비를 들여 해외전지 훈련을 전전하는 등 악조건 속에서 꿋꿋이 실력을 키워왔다. 현재 국내 컬링 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1천500명 정도로 한국은 환태평양지역 선수권대회(PCC)에서 여자는 2001년, 남자는 2002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이같은 컬링의 실력향상에는 `컬링의 아버지'로 불리는 경북과학대의 김경두 교수가 자비를 들여 선수들을 선발해 캐나다에 전지 훈련을 시키며 선진 기술을 익혀온게 크게 작용했다. 현재 한국 컬링은 남자대표의 경우 경북 과학대, 여자는 성신여대가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스폰서 등 재정지원이 원활치 않아 컬링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컬링 전용경기장 유치로 정신없는 남편 김경두 교수 대신에 남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이번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양영선(44.대구컬링연맹) 감독은 "컬링은 강력한 체력이나 근파워를 요구하는 스포츠가 아니고 두뇌 플레이를 요구하므로 한국인에게적합하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다행히 김경두 교수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경상북도가 컬링 전용경기장을 유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한국 컬링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데 큰ㅡ 도움이 될 전망이다. (클라우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