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스롬바르디 트로피를 잡아라.' 단일 스포츠이벤트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보울이 27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의 퀄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올해로 37회째를 맞는 이 경기에서 맞붙는 팀은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오클랜드 레이더스와 최소 실점의 수비라인이 강점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탬파베이는 사상 첫 슈퍼보울 나들이이고 오클랜드도 84년 이후 처음으로 슈퍼보울에 진출했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도 불리는 이 경기 때문에 인구 120만의 항구도시 샌디에이고는 물론이고 미 전역이 일찍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에서는 티켓 가격이 2천∼3천달러에 형성되고 있으며샌디에이고시 당국은 축구의 훌리건 못지않게 과격하기로 소문난 오클랜드 팬들을감시하기 위한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도박사들은 99년 이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양팀의 대결에 대해 오클랜드의 3∼4점차 승리를 점치고 있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 지난해에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절대 열세라는 전망을 뒤엎고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격파했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 슈퍼보울은 미국 역대 시청률 `톱10'을 모두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이번경기는 역대 어느 대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양대 컨퍼런스의 최고 승률팀이 맞붙는데다 확실하게 갈리는 팀 컬러때문에 팬들의 흥미를 더욱 자극하고 있기 때문. 최다 득점에 빛나는 오클랜드의 가공할 공격은 `노장 듀오'인 쿼터백 리치 개넌(38)과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41)의 콤비 플레이가 핵심이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쿼터백 리치 개넌의 어깨는 포스트시즌 들어 더욱위력을 발하고 있다. 테네시 타이탄스와의 컨퍼런스 결승에서는 3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하고 자신이 직접 러싱 터치다운을 이끌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백전 노장 라이스도 체력이 달릴만도 하건만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터치다운을 기록하는 등 여전히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탬파베이는 올해의 수비상을 차지한 데릭 브룩스를 비록해 워렌 삽,시메온 라이스가 탄탄한 수비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오클랜드의 고공 공격을 무력화시킬 것을 다짐하고 있다. ▲제1회 그루든보울 이번 슈퍼보울에서 최고의 관심을 끄는 인물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리치 개넌(오클랜드)이나 올해의 수비상에 빛나는 데릭 브룩스(탬파베이)가 아닌 탬파베이의 존 그루든 감독이다. 지난 시즌까지 오클랜드를 지도했던 그루든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로 탬파베이로 옮겨왔기 때문에 `제1회 그루든보울'이라고까지 불린다. 팀을 옮기는 과정에서 이렇다할 마찰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오클랜드는 사실상 그루든 감독이 키운 팀이어서 감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백업에 불과하던 개넌의 가능성을 보고 영입한 것도 그루든 감독이며 퇴물로 취급받던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도 지난 시즌 전에 데려와 잘 활용했었다. 그루든 감독은 "내가 예전에 있던 팀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개넌은 "관심이 온통 그루든 감독과 우리 팀원에게 몰려있는 것은 알지만 어차피 슈퍼보울은 오클랜드와 탬파베이의 대결"이라며 감정을 추스렸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