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학기씨는 조용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의 노래를 주로 불러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박씨는 노래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역동적인 운동을 즐긴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해요.연예인 아이스하키 동호회인 '버스터스'에서 98년부터 활동하고 있고 스쿼시 수영 등도 자주 합니다." 그래서인지 골프는 운동으로 보이지 않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지인으로부터 7년 전에 골프클럽 풀세트를 선물받았으나 방치했다. "클럽에다 신발 볼 티 장갑 등 모든 것을 받았는데도 골프를 안했지요.그때 장갑을 한 짝만 주길래 왜 한 쪽은 안주냐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3년쯤 전에 두어달 연습장을 다닌 뒤 첫 라운드를 했는데 '너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골프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우선 인터넷과 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골프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론을 습득했어요.책은 벤 호건의 '모던 스윙'을 외우다시피 했지요.화장실에 갈 때도 지니고 다니면서 한 열번 읽었어요." 독특한 연습법을 찾아내는 열성도 보였다. "골프 사이트에서 철사로 된 옷걸이를 양팔에 끼고 연습하는 방법을 배워 한동안 익혔지요.머리에 넥타이를 묶고 넥타이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면서 퍼팅연습하는 법도 시도했습니다." 이 덕분에 골프 스코어는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네번째 라운드에서 1백타를 깼고 12번째 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으며 90타를 쳤다. 이어 그 다음 라운드에서는 베스트 스코어인 84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바쁜 일정은 그에게 골프 기량을 높일 기회를 허락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하면 '싱글'이 될 것 같더라고요.그런데 음반 제작으로 바빠지면서 그 이듬해 거의 라운드를 못했어요." 그는 지금도 마음은 늘 골프를 가까이 하지만 지나치게 빠져드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골프의 매력은 '됐다!라는 게 없다는 것'. "수영은 평영이나 접영을 익혀 놓으면 나중에 언제라도 다시 할 수 있잖아요.스키도 마찬가지고.근데 골프는 그게 없어요.똑같은 코스를 도는데도 상황이 매번 달라지거든요." 박학기씨는 최근 일본에서 뛰고 있는 허석호 프로와 라운드 해본 소감을 얘기했다. "프로는 화려하게 플레이할 줄 알았어요.그런데 아주 쉽게 치더라고요.평범해 보이기까지 했는데 라운드 후 스코어를 보니 5언더파더군요.골프에서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에요."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