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27.삼성증권)이 마침내 해냈다. 이형택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 테니스대회(총상금 38만달러)에서 우승,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급 대회의 우승컵을 차지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오른 세계랭킹 85위 이형택은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인 2번시드 후안 카를로스 페레라(스페인)를상대로 2시간37분의 풀세트 접전끝에 2-1(4-6 7-6 7-6)로 역전승했다. ATP투어 사상 예선 통과자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형택이 처음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형택이 지난 2000년 그랜드슬램중 하나인 US오픈 16강에, 2001년 ATP투어인 미국 남자클레이코트챔피언십 결승에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로써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투어대회 정상에 오른 이형택은 우승 상금 4만8천600달러를 획득, 지난 95년 프로 데뷔 이래 총상금이 56만9천159달러로 늘어났고 세계 랭킹도 65~66위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1회전에서 1-2로 역전패했던 페레로와 재격돌한 이날결승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형택은 짜임새있는 포어핸드 스트로크로 승부한 반면 세계 정상급의 페레로는시속 190km를 넘나드는 빠른 서비스와 빠른 몸놀림으로 공략했고 기선은 페레로가잡았다. 이형택은 긴장이 풀리지 않은 듯 1세트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 불과 29분만에 4-6으로 내줬으나 2세트에서 페레로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끝내 따내며 역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2세트들어 이형택은 페레라의 첫 서비스 게임을 듀스 끝에 따낸데 이어 상대의4번째 서비스 게임 마저 듀스 끝에 따낸뒤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켜 5-2를 만들며쉽게 세트를 따는듯 했다. 그러나 방심한 이형택의 틈새를 강서브로 파고든 페레라의 추격으로 6-6 타이브레이크까지 몰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페레라가 실책을 저지르며 이형택에게 추격의 빌미를 줬다. 서비스 에이스를 성공시키고 페레라의 실책이 나오며 8-6으로 이겨 7-6으로 2세트를 따낸 이형택은 마지막 3세트에서도 초반 0-3으로 끌려갔지만 페레라가 5번째서비스 게임에서 3개의 더블 폴트를 범하는 실수를 놓치지 않으면서 대역전극의 서막을 올렸다. 이형택은 이후 12번째 게임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가 6-6을 만들면서 운명의 타이브레이크 게임을 맞았다. 페레라의 첫 서비스를 따내 1-0으로 앞선 이형택은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페레라의 샷이 라인을 넘으며 3-0으로 앞서나갔고 서비스 에이스까지 성공하며 6-4를 만든뒤 11번째 게임인 매치 포인트에서 5차례 스트로크를 주고받는 랠리 끝에 페레라의 포어핸드 샷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는 순간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편 이형택은 13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1회전에서 스페인의 데이비드 페러(세계랭킹 59위)와 맞붙는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