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올시즌 소속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던 김성근(60) 감독을 전격 해고해 충격을 주고 있다. LG는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시즌 운영과 관련해 감독의 의견을 수용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는 구단의 존재 및 실체를 부정하는 행위로써 향후 구단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판단하에 부득이 유감스런 결정을 내렸다'며 김성근 감독의 해임 사실을 알렸다. 지난 해 5월 이광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중도하차한 뒤 감독 대행을 맡았던 김성근 감독은 2001년 11월 계약금 1억5천만원, 연봉 1억5천만원에 2년 계약을 맺어 내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다. 또한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하위권으로 평가됐던 LG를 4위로 끌어올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현대와 기아를 격파한 뒤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성과를 일궈냈다. LG는 한국시리즈에서 최강 전력을 구축한 삼성과 접전끝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김성근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만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어윤태 LG 사장을 비롯한 구단 고위층과 시즌내내 마찰을빚은 것이 결정적인 해고 사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내년시즌 코칭스태프 구성 방안을 놓고 구단과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인 끝에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로써 올시즌 해임된 프로야구 감독은 우용득(롯데), 이광환(한화), 강병철(SK)감독과 함께 4명으로 늘어나 8개구단 중 절반이 사령탑을 교체하게 됐다. 소속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고도 감독이 교체된 것은 86년 김영덕, 90년 정동진(이상 당시 삼성) 감독에 이어 3번째다. 삼성의 경우는 `우승 강박증' 때문에 수차례 감독을 바꿨지만 LG는 김성근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음에도 `야구관의 차이' 등 구단 고위층과의 의견 대립때문에 사령탑을 해임시켜 적지않은 파장도 예상된다. 이와관련 유성민 단장은 "떠나신 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싶지 않다"고 밝힌 뒤 "조만간 후임 감독을 선임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LG의 후임 감독으로는 이광환 전 한화 감독과 선동열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92년부터 96년 전반기까지 LG 사령탑을 맡았던 이광환 감독은 당시 단장을 지냈던 어윤태 사장과 호흡을 맞춰 `LG의 전성시대'를 일궈냈다는 점에서 재취임이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