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프로(41)는 '야생마'라는 다소 거친 어감의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품이 누구보다도 온화하다. 그는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욕심 없이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오른손에 가득 차도록 주어도 왼손에 또 쥐어달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40대 이후에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결국 스트레스로 건강마저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욕심이 몸과 마음을 모두 상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이같은 생각 때문인지 그는 언제나 편안한 마음으로 골프를 한다. 그러기에 오히려 성적도 꾸준하다. 올해 일본 투어에서 한 번도 커트오프된 적이 없다. '골프의 여왕' 애니카 소렌스탐도 커트오프된 경우가 있는 것에 비춰 보면 그의 플레이가 얼마나 안정돼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골프는 80%가 자신감"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마음이 위축되면 경기도 위축되기 때문이다. 김 프로는 지난해 골프 인생에서 큰 위기를 맞았다. 쇼트퍼트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입스'(yips) 현상이 찾아왔다. 골프를 접고 고향에 내려가리라 마음 먹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순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롱퍼터를 잡았고 자신감을 찾았다. 그러고는 '악몽'에서 벗어났다. 그는 지금도 그 때를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넘기 힘든 산'이었다고 회고한다. 김 프로에게는 투어 생활을 같이 해온 알려지지 않은 동반자가 있다. 그의 스승이자 무보수 매니저역을 자임하고 있는 이교덕씨(47)다. 이씨는 중학교 때 골프에 입문,핸디캡 3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 80년대 초 세미프로 시절에 인연을 맺고 줄곧 이씨에게 지도받았던 김 프로는 지금도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일본에서 전화를 걸어 이씨에게서 '원격 진료'를 받는다. 김 프로는 아침 저녁으로 20분씩 스트레칭을 한다. 아령을 들고 제 자리에서 몸을 좌우로 돌리는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다. 스윙연습은 쇼트게임에 집중한다. 대회기간에는 어프로치 위주의 샷을 한 시간,퍼팅을 두 시간 연습한다. 한때는 맨땅에 선을 그어 놓고 아이언으로 쳐서 선과 선의 왼쪽 부분을 지워 나가는 독특한 연습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정확한 임팩트를 통해 디보트를 공 앞쪽에 만드는 연습이다. 1년간 이 연습을 하니 7번 아이언 헤드바닥에 새겨진 숫자가 완전히 닳아 없어졌고 샷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하는 프로들도 스코어가 들쭉날쭉하는데 주말골퍼가 볼이 안맞을 때가 있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자기의 리듬을 유지하며 편안하게 즐기는 골프를 할 것"을 권했다. 김종덕 프로는 인공지능형 곰인형 제조업체인 '리빙 토이' 소속으로 일본 혼마사와 용품 계약을 맺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