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메이저대회 타이틀만 남았다' 4일 투어챔피언십을 끝으로 2002년 시즌을 마감한 최경주(32)에게 남은 목표는이제 메이저대회 챔피언 타이틀이다. 올해 최경주가 거둔 성적은 세계 최고의 골프 스타가 모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퀼리파잉스쿨을 2차례나 치른 아시아 변방의 '무명 선수'에서 PGA 투어에 입성한지 불과 3년만에 세계적 선수들만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한 것이다. 투어 대회 2승에 '톱10' 7차례. 다승 부문에서 타이거 우즈(미국. 5승)에 이은 공동2위에 올랐고 '톱10' 부문에서는 공동11위를 차지했다. 투어챔피언십과 동시에 치러진 서던팜뷰로클래식 최종 4라운드가 우천으로 5일로 연기됨에 따라 최종 상금 순위 확정은 미뤄졌지만 최경주는 상금랭킹 17위를 달려 사실상 20위 이내를 굳혔다. 상금 총액도 200만달러를 넘겼다. 이로써 최경주는 내년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모조리 확보했다. 당연히 남은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컵. 필 미켈슨(미국)조차 안아보지 못한 메이저대회 우승컵마저 거머쥐게 된다면 최경주는 한국이 낳은 스포츠 스타 가운데 '최고봉'에 올라설 자격을 충분히 갖게 된다. 올해 최경주가 보인 기량으로 볼 때 메이저대회 타이틀도 전혀 불가능한 목표는아니다. 이와 더불어 최경주는 우승상금 500만달러짜리 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와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에 빠짐없이 나갈 수 있어 내년 상금 획득이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최경주의 눈부신 성과는 우승없이 '톱10' 5차례에 상금랭킹 65위에 올라 가능성을 보이는데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이다. 최경주의 도약은 당연히 눈에 띄게 향상된 기량 때문. 지난해가 샷의 비거리 늘리기에 주력했다면 올해 최경주는 '정확도'에 초점을맞춰 실력을 끌어 올렸다.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지난해 283.1야드에서 변화가 없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63.8%에서 65.2%로 좋아졌다. 최경주의 플레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퍼팅. 지난해 홀당 1.765개였던 퍼팅이 올해 1.738개로 낮아졌고 이는 PGA 투어 전체선수 가운데 20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기록이다. 그린을 놓치고도 파세이브를 해내는 파브레이크율도 20.8%에서 22.2%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70.62타(46위)였던 평균 타수도 70.31타로 떨어져 랭킹 24위에 올랐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경주가 정상급 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신감'이다. 지난 2000년에는 "떨려서 스윙도 제대로 못했다"던 최경주는 지난해 '죽이 되든밥이 되든 휘둘러나 보자'며 배짱을 키웠고 올해는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한껏 배양했다. 이번 투어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공식 대회 처음으로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뒤 "우즈도 별 것 아니네"라고 말할만큼 최경주의 두둑한 뱃심은 최경주의 가장 큰 자신이다. 최경주가 과연 향상된 기량과 더불어 3년 동안 기른 자신감으로 메이저대회 제패라는 낭보를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내년 시즌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