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를 신고합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프로농구 서울 SK의 '우승 전도사' 황성인(26)이 홈팬들과의 첫 만남에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가졌다. 30일 홈코트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황성인은 포인트가드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득점에까지 가담, 3점슛 5개와 함께 25점을 쏟아부으며 서울 SK의 올시즌 첫승을 견인했다. 거의 3년만에 프로 무대에 돌아온 울산 모비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거의 풀타임을 뛰고도 5득점, 어시스트 6개에 그쳤지만 이날 황성인의 플레이는 달랐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와 적극적인 공격 가담, 냉철한 경기 운영으로 그간의 공백을 완전히 떨친 모습을 보여줘 최인선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최 감독은 "부상으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고 세컨드 가드도 없는데다 이날 3쿼터에서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도 포인트가드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낸 점을 높이 사고 싶다"고 말했다. 서장훈(서울 삼성)과 함께 2년간 연세대의 전성 시대를 이끈 뒤 99년 서장훈과재회, 서울 SK의 첫번째 우승을 견인했던 그는 이듬해 곧장 상무에 입대했다. 병역면제 요건을 갖추지 못했던 그는 하루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 뒤 돌아온 팀은 많이 변해 있었다. 팀의 기둥이었던 서장훈이 다른 팀으로 옮겼고 슈터 조상현은 자신의 뒤를 이어 군에 입대했을 뿐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도 예전의 재키 존스나 로데릭 하니발에 비해 기량이 한참 못 미쳤다. 자신 또한 예전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왼쪽 무릎 연골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거의 1년간을 재활에만 매달려야 했고 아직도 정상적인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투지 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황성인은 서장훈이 빠진 몫까지 자신이 채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특히 공격력의 공백을 예상했던 그는 슈팅 훈련에도 많은 땀을 쏟았다. 그같은 노력은 이날 경기로 팬들 앞에서 충분히 증명됐다. 특히 8점 차로 리드하던 경기 종료 6분5초 전 통렬한 3점포로 접전의 승부를 완전히 가른 것은 팬들로부터 잊혀질 수도 있었던 3년 간의 공백을 보상하기에 충분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의 80∼90% 밖에 되지 않는다는 황성인은 "장훈이 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격에 열심히 가담했다"며 "매 경기 15점 정도는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