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한국축구사에 이정표를 세울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33회 아시아청소년(20세이하)축구대회 4강전에서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반드시 잡고 결승고지에 다다른다는 각오다. 결승에서는 한결 쉬운 상대인 일본 또는 우즈베키스탄과 격돌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4년만에 통산 10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을 경우 17세 대표팀과 함께 한해에 아시아 정상을 나란히 밟는 신기원을 눈앞에 두게 된다. 윤덕여 감독의 17세 이하 대표팀도 지난달 카타르의 인접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예멘을 꺾고 16년만에 환희의 우승컵을 거머쥔 바 있다. '박성화호'가 결승에서 승전고를 울리면 17, 20세 형제가 나란히 중동에서 역사적인 업적을 쌓게 되는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21위)이 사우디아라비아(37위)보다 16계단 앞서 있지만 양팀의 이번 대회 전력은 엇비슷하다는 평가다. 승패의 관건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진의 스피드와 개인기가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포백 수비라인이 초반 기세를 부릴 '모랫바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잠재우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박성화 감독의 분석이다. 박성화 감독은 이에 대비, 수비진들이 폭을 좁히며 상대 공격수의 침투로를 차단하고 강한 압박으로 빈 공간으로의 침투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왔다. 뒷문만 단단히 걸어잠그면 전방에서 파워축구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김동현(청구고)과 정조국(대신고)이 고공축구로 골문을 충분히 열어젖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라인에는 간판 최성국(고려대)이 '조커'로 가세, 후반 수비조직력이 흐트러지는 약점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비라인을 휘저을 태세다. 아시아 정상을 향해 10개월여의 긴 행군을 벌여온 한국의 '젊은 피'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 또 다른 신화 창조의 발판을 마련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