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가 안방에서 치러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포츠투데이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 우승, 올 시즌 5승을 일궈내며 세계여자프로골프 최강임을 새삼 입증했다. 박세리의 이번 우승은 3가지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LPGA 투어 선수 가운데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양강 체제'를 확고하게 굳혔다는 사실이다. 9승을 따낸 소렌스탐에 이어 5승으로 다승2위를 사실상 확정한 박세리는 2승에불과한 다승 공동3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소렌스탐, 박세리와 함께 한때 '빅3'로 불렸던 카리 웹(호주)의 하향세가 뚜렷한 가운데 미국의 희망이라는 로라 디아스를 비롯해 줄리 잉스터(미국), 레이철 테스키(호주), 그리고 김미현(25.KTF) 등 2승자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2만5천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60만518달러가 된 박세리는 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시즌 상금 150만달러를 돌파, 웬만한 남자 프로골프선수 못지 않은 상금을 챙기는 '슈퍼스타'로 자리 매김했다. 박세리의 이번 우승이 더욱 뜻깊은 것은 '넘지 못할 벽'으로 인식되어온 소렌스탐을 맞대결에서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점이다. 19개 대회에 출전, 절반에 가까운 9차례 우승을 비롯해 17차례 '톱10'에 입상한소렌스탐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의 여자프로골퍼. 그러나 박세리는 소렌스탐과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 8타차 완승을 이끌어냈고 결국 이날 선전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34년만에 LPGA 투어 두자리수 승수를 달성하는 대기록이 두번씩이나 박세리에막힌 것. '여자프로골프의 타이거 우즈'라는 소렌스탐에게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맞설 유일한 LPGA 투어 선수를 꼽으라면 서슴없이 박세리를 지목할 정도가 됐다. 이런 경험은 내년 투어에서 한결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자산이 될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박세리가 고국 무대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눌렀다는데 또 한가지 의미를 둘 수 있다. 한국에서 LPGA 투어 대회가 열린 것은 이전까지 모두 3차례나 되지만 우승 상금은 번번이 외국 선수 차지였다. 세계 수준의 선수들의 플레이를 감상하는데 그쳤던 국내 골프팬에게 박세리는 '안방 스타'의 우승이라는 보너스까지 안긴 셈이다. 비록 한국 무대라고 하지만 강풍과 쌀쌀한 날씨 등 악조건에서 치른 대회에서악천후 플레이 경험이 많은 유럽권 선수들을 제친 것은 특기할만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