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코스의 이점 때문이었을까. 미국 LPGA투어 '라이벌 대결'에서 박세리(25·테일러메이드)가 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을 멀찍이 따돌리고 앞서 나갔다. 박세리는 25일 제주도 클럽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미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백5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8개,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기록,단독 선두에 나서며 시즌 5승을 달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현재 미 투어 상금랭킹 1위로 시즌 9승을 기록 중인 소렌스탐은 샷 난조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선두 박세리와 무려 8타차다. 박세리와 소렌스탐이 한 라운드에서 8타차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날인데도 2천여명이나 몰린 갤러리들의 관심은 마지막 조로 경기를 벌인 박세리-소렌스탐-로리 케인조에 쏠렸다. 그 중에서도 박세리와 소렌스탐의 '샷 대결'에 집중됐다. 두 선수의 명암은 그러나 1번홀(3백81야드)에서부터 엇갈린 뒤 1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박세리가 7m 거리의 긴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한 반면 소렌스탐은 드라이버샷이 왼쪽 러프에 떨어지며 보기를 범했다. 첫홀부터 두 선수의 간격이 2타로 벌어진 것. 박세리는 전반에만 보기 없이 5개의 버디를 낚았다. 박세리는 7번홀(1백30야드)에서 그린사이드 칩인 버디를,8번홀(3백24야드)에서도 네 번째 칩샷이 홀 속으로 빨려들어 파를 세이브했다. 박세리는 후반 들어 11번홀에서 그린 미스로 유일한 보기를 범했으나 버디 3개를 추가했다. 박세리는 경기 후 "소렌스탐과 같은 조로 플레이한다는 사실에 긴장돼 잘 친 것 같다"며 "아이언샷 감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이날 세계 여자골프랭킹 1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운도 따르지 않았다. 17번홀까지 버디 3개,보기 3개로 이븐파 행진을 벌이던 소렌스탐은 장타자들에게 '버디홀'이나 다름없는 18번홀(파5·4백95야드)에서 보기를 범해 오버파를 기록하고 말았다. 드라이버샷이 돌멩이 옆에 멈춰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해야 했고,4온2퍼트로 18번홀을 마쳤다. 김미현(25·KTF)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4위,박지은(23)은 1오버파 73타로 소렌스탐과 같은 공동 22위다. 3언더파 69타로 공동 2위인 크리스티 커(25·미국)는 7번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대회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제주=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