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이긴 선수가 우승컵을 안는다.' 제주 나인브릿지CC에서 25일 열리는 미국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백50만달러,우승상금 22만5천달러)은 바람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가 우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제주군 안덕면에 위치해 있는 이 골프장은 제주 특유의 북서풍이 수시로 부는 곳. 지난 23일 연습라운드 때는 거센 바람 탓에 선수들이 겨울 모자와 스웨터를 걸치고도 손을 비벼가며 스윙을 할 정도였다. 미 LPGA의 코스 관리원인 수 위터스는 "코스보다도 바람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람이 부는 시간에 플레이하는 선수들은 불리하게 마련이고 바람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선수들은 클럽 선택을 달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코스에서는 또 장타력보다는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 곳곳에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그린 앞에 개울·계곡이 있는 홀이 많기 때문이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할 때 정확도에 장타력까지 겸비한 애니카 소렌스탐이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소렌스탐은 드라이버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80.8%로 이 부문 투어 4위를 달리고 있으며 드라이버샷 거리는 2백65.6야드로 5위다. 그린 적중률은 79.7%로 1위다. 그린 적중률 73.2%로 이 부문 2위인 박세리도 우승 후보이고 바람에 강한 고우순 박희정과 카트리오나 매추,소피 구스타프손 등 유럽 출신 선수들도 우승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은 3,4,9,11,16,18번홀이 승부 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3번홀(5백10야드)의 경우 그린 앞에 개울이 있어 선수들은 레이업을 할 것인가,투온을 노릴 것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4번홀(3백90야드) 역시 그린 앞에 개울이 있는 왼쪽 도그레그홀로 티샷의 정확성이 요구된다. 9번홀(파5·4백60야드)과 이 코스의 상징홀인 18번홀(4백95야드)은 투온이 가능한 홀이다. 특히 아일랜드 그린이면서 페어웨이가 둘로 나뉘어 있는 18번홀은 장타자와 단타자의 명암이 교차하는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프로암 대회가 열린 24일은 비교적 날씨가 화창하고 바람도 잔잔했다. 박세리는 조희준 스포츠투데이 명예회장,소렌스탐은 손경식 CJ그룹 회장,김미현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과 함께 각각 플레이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